지독한 모래먼지…카타르전 새 암초

입력 2012-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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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 시내가 뿌연 모래 먼지로 뒤덮여 있다.도하 (카타르)|남장현 기자

경기장 에어컨 풀가동해도 호흡 불편
섭씨 40도 무더위 외 또다른 악재로


4일 오전 4시45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 항공기 탑승구가 열리자 가장 먼저 반겨준 건(?)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와 뿌연 먼지였다. 이날 도하 시내는 인근 사막에서 날아든 먼지로 가득 차 있었다.

작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본 청명한 하늘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코와 귓속에는 금세 매캐한 먼지로 가득했다. 여기에 차량들이 내뿜는 배기가스는 열기를 더했다. 간혹 바람이 불기도 했으나 바다의 습기까지 잔뜩 머금어 시원함 대신 불쾌감만 남겼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한국시간 9일 오전 1시15분) 상대로 카타르를 만나는 최강희호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셈. 당초 이번 원정에 앞서 한국에서는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6월의 카타르 최고 기온을 걱정했을 뿐, 지독한 먼지를 우려한 목소리는 없었다.


○호흡기 주의보?

시간이 흐를수록 더위는 더해졌다. 그래서일까. 거리에도 행인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에어컨이 장착된 차량이 없다면 이동은 불가능해보였다.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된 이후 대회 개막 시점을 기존 5∼7월이 아닌, 최저기온 섭씨 10도 안팎의 겨울(1월)로 옮기자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건의한 것도 이렇듯 좋지 않은 환경에서 비롯됐다. 카타르 정부가 공약한대로 월드컵 경기가 열릴 모든 스타디움에 에어컨 시설을 장착하고, 이를 풀가동한다하더라도 결국 장내의 상황일 뿐이다. 경기장 외부에서 대부분 일상을 보내야 하는 이들은 다른 곳에서는 겪지 않을 불편과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모래 먼지라는 변수는 에어컨을 가동한다고 해서 도하 시내 전체를 거대한 돔으로 덮지 않는 한 쉽게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결국 태극전사들은 10년 뒤 카타르의 상황을 이번 원정을 통해 미리 겪는 셈이다.

현지 호텔 직원은 “6월의 카타르 날씨가 원래 이렇다. 간혹 파란 하늘이 보일 때도 있지만 대개 습한 무더위와 먼지로 뿌옇다”고 했다. 도하 국제공항 관계자도 “그나마 6월은 날씨가 좋은 편이다. 한여름인 7∼8월에는 아예 실외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최강희호는 카타르 입성에 앞서 스위스 이베르동 레방에서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결전을 준비해왔다. 스페인 평가전도 스위스 베른에서 열렸다. 당연히 도하와 전혀 다른 기후와 환경이었다.

최강희호는 더위 적응만으로도 힘든 판에 모래바람과 먼지와도 한 판 전쟁을 치르게 됐다.

도하(카타르)|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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