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지 13년…선동열 감독 연습피칭에 선수들 경악…어땠기에?

입력 2012-07-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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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8일 광주구장. KIA 선동열 감독(사진)이 에이스 윤석민의 스파이크를 빌려 신고 불펜 마운드에 올랐다. 20일 열리는 한·일 레전드 매치에서 선발투수를 맡은 선 감독은 “오늘 아니면 훈련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 팬들도 오시니까…”라며 외야로 나가 캐치볼로 먼저 몸을 풀었다.

60m 거리에서 유연한 폼으로 캐치볼을 한 선 감독은 불펜으로 옮겨 다시 공을 잡았다. 불펜 포수가 일어서서 20개, 그리고 앉아서 23개를 받았다. 일본 주니치에서 은퇴한지 13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현역시절과 거의 똑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폼에서 뿜어 나온 공은 미트에 펑펑 꽂혔다. 선 감독은 “슬라이더가 꺾일지 모르겠다”며 슬라이더 그립을 잡았고, 공은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완벽하게 휘어 떨어졌다. KIA 불펜 포수 전경호는 자기도 모르게 “우와”라고 외쳤다.

불펜 바로 뒤에서 훈련하고 있던 투수 최향남은 “선수로 등록하셔야겠다. 1이닝은 충분하다”며 웃었다. KIA 투수들과 전력분석팀은 “직구는 130km대 초반 이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투구를 마친 선 감독은 “(윤)석민이 스파이크를 신고 던져서 그런지 공이 잘 들어간 것 같다. 오늘 (선수) 등록할까?”라며 웃었다. 선 감독의 깜짝 투구에 취재진이 몰리자 투수 서재응은 “감독님 인기쟁이!”라고 말하는 등 장마철로 처진 분위기가 모처럼 밝아졌다. 20일 야구팬들은 추억의 동영상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국보급 투수’의 멋진 투구폼을 기대해도 충분할 듯하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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