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코비의 연속 30+득점에 가려진 레이커스의 명암

입력 2012-12-27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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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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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미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늘 푸른 소나무' 코비 브라이언트(34)는 연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27일(한국시각) 덴버 펩시 센터에서 열린 덴버 너겟츠와의 경기에서 40득점(3점슛5개) 4리바운드 6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대활약했다.

브라이언트는 올해로 데뷔 17년차를 맞았다. 그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경기에서 35득점을 올린 이래 유타-클리블랜드-뉴욕-워싱턴-필라델피아-샬럿-골든스테이트-뉴욕 전에 이어 10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을 득점하며 죽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소속팀 LA 레이커스는 덴버에 114-126으로 패해 연승 행진이 끊겼다. 올시즌 성적은 14승 15패, 승률은 다시 5할 아래로 떨어졌고, 순위는 서부 11위가 됐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21승6패)와 서부 우승을, 마이애미 히트(20승6패)와 리그 우승을 다투리라던 시즌 전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연고지 라이벌 LA 클리퍼스(22승6패)에도 크게 뒤지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아직도 리그 최상급의 공격 무기다. 브라이언트가 르브론 제임스(28)-드웨인 웨이드(31·마이애미 히트)-케빈 듀란트(24·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등 젊은 경쟁상대들을 제치고 올시즌 리그 득점 1위에 올라있는 것은 그의 클래스를 보여주는 부분.

하지만 막강한 팀 동료들을 믿지 못하고 자기 중심적인 공격을 펼쳤다는 비난도 여전하다. 특히 연장전 끝에 승리를 차지한 골든스테이트전의 경우 무려 41개의 야투를 던지는 등 브라이언트는 올해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시즌 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이적한 앤드류 바이넘(25)은 “코비가 공격 롤을 독차지해 내 성장이 늦어졌다”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브라이언트와 콤비를 이뤄온 파우 가솔(32) 역시 매 시즌 끊임없이 “내게 더 많은 공격에서의 역할을 달라”라고 요구해왔지만, 오히려 드와잇 하워드(27)의 영입으로 가솔의 입지는 더욱 축소된 상태다.

관점을 달리해보면 브라이언트에게 공수에서 너무 많은 부담이 주어져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티브 내쉬(38)가 개막 2경기 만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브라이언트는 팀의 리딩과 득점, 앞선 수비를 모두 도맡아해야했다. 브라이언트가 빠지면 공수에서 제대로 된 팀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브라이언트는 30점 이상을 올린 지난 10경기 동안 모두 40분 넘게 뛰었다. 최근 5경기에서의 출장시간은 모두 43분을 넘고 있다. 천하의 코비도 경기 도중 다리가 풀려 비틀거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는 마이크 디앤토니 감독의 책임도 피할 수 없다. 5할 승률을 왔다갔다하는 부진한 팀 성적 때문에 브라이언트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셈. 전임 마이크 브라운 감독은 개막 5경기 동안 1승 4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는 이유로 바로 경질됐다. 브라이언트 역시 팀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NBA 정규시즌은 세계 최다인 82경기에 달하며, 이후 1라운드부터 7전4승제를 치르는 포스트시즌도 기다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노장 브라이언트의 체력은 포스트시즌이 오기도 전에 방전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한 브라이언트의 ‘적수’들의 경우 제임스는 웨이드-보쉬와 공존하고 있으며, 듀란트도 러셀 웨스트브룩(24)과 적절한 역할 분담을 이루고 있다. 크리스 폴(27)은 매직 존슨으로부터 ‘새로운 쇼타임’이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젊은 팀’ LA 클리퍼스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번 시즌 브라이언트의 곁에는 가솔 외에도 'No.1 센터' 하워드(28)와 내쉬가 있다. 이들은 리그 최고의 선수임과 동시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다. 이 외에도 메타 월드 피스, 조디 믹스, 조던 힐 등 LA 레이커스의 전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디앤토니 감독과 브라이언트는 생각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에이스를 오랜 시간 뛰게 하는 것만이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아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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