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신인 황의조는 고교 시절 성남의 볼 보이를 했다. 올 시즌 입단한 뒤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골 맛을 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성남 일화
등번호 25번?…5년전 25번 동건이 형 데뷔골 기억
중학교때 미드필더 경험…지금 패스플레이에 큰 도움
신인왕 타이틀 욕심…FC서울 박희성 형 이기고 싶다
올시즌 목표? 많은 경기 뛰면서 두자릿수 득점사냥
절묘한 오버랩이었다. 수원삼성 공격수 조동건(27)은 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개막전에서 성남일화 신인공격수 황의조(21)를 보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2008년, 조동건은 성남에 입단해 신인으로는 K리그 최초로 2경기 연속 멀티골(1경기 2골)을 작렬하며 주목 받았다. 그 활약으로 A대표팀에도 뽑혔다. 그러나 이후 잦은 부상으로 만개하지 못했고, 작년시즌 수원으로 이적했다. 공교롭게 황의조는 5년 전 조동건의 등번호였던 25번을 달고 수원전에 선발 출전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조동건은 “황의조를 보니 마치 옛날의 나인 것 같았다”며 웃음 지었다. 황의조도 선배 조동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황의조는 성남 유스 클럽인 풍생중·고 출신이다. 조동건이 2경기 연속 멀티골을 넣는 모습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직접 봤다. 이날 성남은 수원에 1-2로 패했지만 개막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황의조는 단연 주목을 받았다. 황의조는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골 넣은 소감은.
“아쉬움이 더 크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후반에 나에게 온 역전 찬스가 있었는데 놓쳤고, 이후 결승골을 내줬다.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
-선발을 예상했나.
“전혀 몰랐다. 경기 전날 스타팅인 걸 알게 됐고 준비하며 많이 설랬다.”
-등번호는 왜 25번을 택했나.
“정해진 것을 받은 거다.(웃음) (조동건이 5년 전 25번을 달고 맹활약한 것을 알고 있나) 아, 25번인 줄은 몰랐다. 사실 동건 형이 2경기 연속골을 넣은 것은 알고 있다. 그 때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직접 봤었다.”
-축구를 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때 방과 후 활동을 하다가 정식으로 축구를 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매일 친구들이랑 동네에서 축구만 하니 부모님도 그 제안을 받고는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
-계속 공격 포지션을 봤나.
“초등학교 때는 공격수를 하다가 중학교 때 중앙 미드필드를 봤다. 다시 고등학교 때 포워드로 돌아왔다. (키가 184cm로 큰 편인데) 중학교 때 확 컸다. 중학교 때 미드필더한 게 지금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패스에 대해 많이 배웠다.”
-성남 유스 클럽인 풍생 출신인데.
“고등학교 때 볼보이 하던 경기장에서 뛰니 정말 새로웠다. 그 때 성남에 스타 선배들이 참 많았다. 김두현, 모따, 두두, 김도훈 코치님도 계셨고….”
-수원 수비수인 홍철의 중고교 후배인데.
“내가 1학년 때 형이 3학년이었다. 철이 형과는 지금도 자주 만나고 연락도 꾸준히 한다. (홍철이 어떤 조언을 해 주나) 프로는 대학과 정말 다르다고 제일 많이 강조하신다. (실제 해보니 얼마나 다른가) 우리 팀 훈련만 해도 천지차이더라.”
-연세대 출신인데 연고전 성적은 어땠나.
“고려대를 만나 춘계대회 1골, 추계대회 때 2골 넣었다.(연세대는 춘계 결승에서 고려대에 2-0 승, 추계 8강에서 4-0 승) 그런데 학생들도 다 오고 관중이 꽉 차는 정기전(작년 9월15일 연세대 0-1 패)에서 진 게 너무 아쉽다.”
-신인왕은 욕심이 나나.
“축구 인생에 한 번 받는 거 아닌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 믿는다.”
-맞수 고려대 출신인 FC서울 박희성이 강력한 신인왕 후보 경쟁자인데. 선전포고 한 마디를 한다면.
“선전포고까지는 그렇고…. 희성 형도 워낙 기량이 좋다. 다만 고려대보다는 연세대가 낫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웃음)”
-올 시즌 목표는.
“일단 많은 경기 뛰는 것이다. 가능하면 두 자릿수 득점도 하고 싶다.”
● 황의조
▲ 신체조건 : 184cm 73kg
▲ 포지션 : 공격수
▲ 학력 : 풍생중-풍생고-연세대
▲ 경력 : 2013시즌 성남 입단(1경기 1골)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