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권용관 허찌른 홈쇄도는 ‘준비된 작전’

입력 2013-05-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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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권용관(앞)이 23일 대구 삼성전 6회초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어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찔렀다. 권용관의 재치 넘치는 베이스러닝은 다양한 형태의 주루플레이를 훈련해온 LG의 ‘준비된’ 작전이었다. 뒤쪽은 삼성 포수 이지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전날 홈스틸 같은 야수선택 결승득점
이미 LG 스프링캠프서 예행연습 마쳐
3연전 내내 상대 포수 습관 분석 효과

“깜짝 주루플레이 더 있다…기대하라”


LG 권용관의 ‘홈스틸성 야수선택’이 연일 화제다. 권용관은 23일 대구 삼성전 6회초 2사 1·3루서 상대 배터리가 방심한 틈에 홈으로 파고들어 1-1의 균형을 깨트리는 득점을 올렸다. 삼성 포수 이지영이 투수 윤성환에게 느리게 공을 던지는 사이, 득달같이 홈을 훔친 재치만점의 플레이였다. 홈스틸 같지만 공식 기록은 야수선택. 홈스틸로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LG 코칭스태프는 24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그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예행연습까지 마친 ‘준비된 작전’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지만, LG 선수들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았다. LG가 사이판에서 진행한 1차 스프링캠프 당시 자체 청백전 때 이미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3루주자였던 최영진은 상대편 포수 윤요섭이 투수에게 느슨하게 볼을 던지는 틈을 타 홈으로 달려들어 득점했다. 권용관이 홈스틸성 야수선택을 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LG 최태원 3루 주루코치는 “스프링캠프 때도 똑같은 상황에서 3루주자가 득점한 사례가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주루플레이를 준비해 스프링캠프에서 실험했는데, 실제 경기에서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3연전 내내 관찰한 포수의 습관

최태원 코치는 평소 상대 포수의 습관을 면밀히 관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삼성과의 주중 3연전 때도 평소처럼 상대 포수들의 습관을 눈여겨봤다. 그러다 삼성 이지영이 간혹 투수에게 볼을 천천히 던져준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래서 스프링캠프 때 훈련한 작전을 시도해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최 코치는 “(23일 경기에서) 3루주자가 베테랑 권용관이라 가능하겠다 싶었다. 김기태 감독님이 평소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요구하고, 주루코치에게 많은 부분을 맡긴 덕분에 과감히 시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획기적 주루플레이도 준비 중

최태원 코치는 또 다른 작전도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최 코치는 “(권)용관이의 홈스틸이 결국 야수선택이 됐는데, KBO(한국야구위원회) 기록원들도 해석을 놓고 잠시 혼선을 빚었다고 들었다. 스프링캠프 때 비슷한 주루플레이를 몇 가지 더 연습한 게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아마 그 작전이 성공하면 기록원들은 또 한 번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지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어떤 작전인지는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다”며 웃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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