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끄는 러시앤캐시의 새로운 드레스코드

입력 2013-11-05 19: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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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제7구단 러시앤캐시 베스피드가 프로 데뷔전을 했다.

대한항공과의 첫 번째 홈 개막전을 위해 오후 5시 안산 상록수체육관에 들어서는 선수들의 복장이 신선했다. 모든 선수들이 단복을 입고 있었다. 장신의 선수들이 단체 정장차림으로 경기장에 들어서자 시선이 집중됐다. 다른 팀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이 단체로 준비한 단복이었다. 왼쪽 가슴에 팀의 로고를 붙였다 뗄 수 있는 정장이었다. 선수들은 개막행사 때에도 단복을 입고 팀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 손을 잡고 코트에 입장해 관중 앞에 섰다.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동을 오랫동안 보아온 아프로파이낸셜 최윤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최 회장은 “선수들이 언제 어디서나 팬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경기장에 들어올 때나 나갈 때도 정장 차림으로 이동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라커룸에 가서 선수들을 바라본 뒤 “멋있다”며 기뻐했다.

옷은 사람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3대 요소 가운데 가장 먼저다. 그래서 의식주(衣食住)라고 한다. 유니폼은 사람이나 조직의 문화와 생각,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군인이나 경찰이 정복을 고집하는 이유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 홍명보 감독도 선수들이 파주NFC에 입촌할 때 정장차림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후줄근한 유니폼이나 찢어진 청바지 차림으로 훈련장에 들어오던 선수들은 바뀐 드레스코드가 불편을 주기는 했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바로 그 것이 단체정장이 주는 효과다.

프로야구는 30년이 넘었지만 이동 때 정장을 하지 않는다. 야간경기 뒤 버스를 타고 장시간 이동해야 하고 원정팀을 위한 샤워장이 부족한 경기장 시설 때문이다. 하지만 말끔하지 못한 운동복이나 슬리퍼를 끌고 경기장을 나서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생각은 다르다. 프로선수는 팬에게 신비로움을 줘야 한다. 그것이 의무다. 팬들은 선수들의 멋진 모습만을 기억하고 싶어 한다.

러시앤캐시의 새로운 시도는 작은 변화다. 만일 이것이 계기가 돼서 V리드 전체 선수단 이동 때 드레스코드가 될 수도 있다. 사소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작은 개선과 좋은 아이디어가 쌓이면 리그는 전설이 되고 팬은 감동을 받는다.

안산|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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