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틴 같은 대형용병 어디 없소?

입력 2013-1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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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을 시작으로 윤석민, 오승환 등 국내 정상급 투수들이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프로야구는 선수난을 해소하고 경기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외국인선수 제도 확대를 결정했다. 사진은 10월 27일 한국시리즈 3차전 당시 만원관중이 들어찬 잠실구장의 전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떠나는 국내스타, 들어오는 용병들

프로야구 관중수 2012년 715만명 → 2013년 644만명…

류현진 ML 활약에 야구팬 관심 분산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관중 하락세

윤석민·오승환도 해외 진출 준비 중
외국인타자의 확대가 내년 흥행
관건

떠나는 특급스타, 오는 외인들. 2014년 한국프로야구는 이처럼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윤석민(KIA)에 이어 오승환(삼성)까지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몇 해 메이저리그에선 추신수(신시내티) 홀로 분전했지만, 올해 류현진(LA 다저스)을 시작으로 임창용(시카고 컵스)이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만약 윤석민과 오승환, 그리고 이대호(오릭스)까지 미국에서 활동한다면 무려 6명의 한국야구 스타들이 태평양 건너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프로야구는 흥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1997년 말 발생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사태의 영향도 컸다. 그러나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최희섭 등이 꿈의 무대로만 여겨졌던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에 국내 야구팬들의 관심이 분산된 것도 큰 이유였다.

1995년 540만명이던 한국프로야구의 관중수는 박찬호가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도약한 1996년 449만명으로 떨어졌고, 1997년 390만명으로 줄더니 1998년 이후 200만명대로 급감했다(1999년은 322만명). 여러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활약이 빛났던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연속 200만명대에 그친 관중수는 2005년 300만명을 회복했다. 이후 해외파들이 돌아오고, 메이저리그에 한국 선수들이 뜸해지자 상승세로 반전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에 힘입어 한국프로야구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았다.

오승환-윤석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여러 가지 다른 변수가 있지만 류현진이 한국프로야구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직행의 문을 연 올해 관중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2년 715만명에서 올해 644만명으로 약 10% 감소했다. 게다가 류현진의 성공으로 ‘한국 최고의 선수는 일본과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당분간 국내 특급선수들의 해외 도전은 대세를 이룰 가능성도 크다.

각 구단 단장들은 부족한 선수난을 해소하고 경기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외국인선수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늘어난 외국인선수, 특히 타자들이 어떤 볼거리를 만드느냐에 따라 프로야구 흥행은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199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의 인기에 따른 여파와 비교하면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따른다. 프로야구 행정의 산 증인인 이상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특별보좌역은 “고교, 대학 유망주가 곧장 미국으로 떠난 것과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은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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