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야구때문에 경찰청 지원했는데 답답합니다…”

입력 2013-12-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0월 경찰야구단에 합격한 LG 임찬규(사진)는 내년부터 국방부가 경찰체육단을 해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얘기에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경찰야구단에 입대할 예정인 다른 선수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0월 경찰야구단에 합격한 LG 임찬규(사진)는 내년부터 국방부가 경찰체육단을 해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얘기에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경찰야구단에 입대할 예정인 다른 선수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입대 2주일 앞둔 LG 임찬규의 심정

“야구 하면서 국방의 의무도 다하고
지난 10월 합격 통보 받고 기뻤는데…
운동선수 2년간 운동못하면 치명적
경찰야구단,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답답하죠. 어디 가서 물어볼 데도 없고…. 국방의 의무도 다하면서 야구도 계속할 수 있는 길이 유지됐으면 좋겠습니다.”

LG 임찬규(21)는 26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한다. 경찰야구단에 합격한 그는 앞으로 국방의 의무를 소화하면서 야구도 계속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내년부터 경찰체육단을 해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소식을 접한 뒤로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입대를 2주 가량 앞두고 있는 임찬규는 11일 “이런 저런 소문은 듣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건 없으니까 답답하다”며 “그렇다고 내가 어디 가서 물어볼 데도 없지 않느냐. 국방부에 물어볼 수도 없고, 경찰청 유승안 감독님께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여쭤볼 수도 없고…. 입대 예정 선수들끼리 가끔 얘기를 나누고는 있지만, 불안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경찰야구단이 해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월 16일 2013년도 경찰야구단 합격자를 발표했다. 임찬규는 배영섭(삼성), 최윤석(한화), 한승택, 홍재호(이상 KIA), 임치영(SK) 등과 함께 20명의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임찬규는 당시를 떠올리며 “합법적으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경찰야구단에 입대하는 것이 불법도 아니고, 병역면제도 아니고, 병역비리도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야구를 하면서도 대한민국 남자로서 당당히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찰체육단에는 야구선수뿐 아니라 축구 등 다른 종목 운동선수까지 100명이 넘는다고 들었다. 입대를 앞둔 선수는 물론이고 기존에 입대해 군복무 중인 선수들도 모두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힘들어하지 않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청의 체육단 운영 문제는 10월 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체육단은 의무경찰 신분으로 병역법상 기본업무인 치안보조 업무를 하지 않고 선수단 활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지적이 일자, 국방부의 박대섭 인사복지실장이 해체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다.

임찬규는 “솔직히 야구를 계속할 줄 알고 경찰야구단에 지원했고, 합격했다. 운동선수가 2년간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치명적이다”며 “야구를 하면서도 치안유지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국방부에서 경찰야구단을 해체한다면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맞춰 군복무를 해야겠지만, 나뿐 아니라 나중에 후배 운동선수들도 자부심을 갖고 떳떳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팀이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