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18 평창] 엄동설한에 찬물로 샤워? 선수단숙소 부실공사 눈살

입력 2014-0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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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은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위해 52조원을 투입했다. 소치 시내에서 25km 정도 떨어진 곳에 동계올림픽을 위한 올림픽파크를 만들어 각종 경기장과 메인미디어센터(MMC) 등을 세웠다. 세계 각국의 선수단과 미디어를 위한 숙소도 마련했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만드는 바람에 부실공사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선수단과 미디어 숙소의 시설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체육회(KOC)는 7일(한국시간) 한국선수단이 묵고 있는 숙소 29동 건물 전체에 온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추운 날씨에 찬물로 샤워를 해야 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날 오후 온수가 나오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했다.

미국봅슬레이대표선수인 조니 퀸도 8일 개인 SNS에 부서진 욕실 문짝 사진을 공개했다. 선수단 호텔에서 샤워를 하던 도중 문이 잠기면서 어쩔 수 없이 문을 부수고 탈출한 것이다. 그는 사진과 함께 ‘샤워를 하다가 문이 잠겨서 갇혔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미디어와 자원봉사자들이 머무는 숙소 역시 마찬가지다.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도 곳곳에서 못다 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서둘러 지은 까닭에 온수만 나오는 방, T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방 등 문제가 속출했고, 새벽에 경보기가 오작동해 건물 전체에 머물던 사람들이 대피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림픽이라는 큰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52조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도 부실공사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4년 뒤 평창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소치|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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