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팀타율 5위·팀방어율 2위…특출난 성적 없는 삼성의 선두 비결은?

입력 2014-06-20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팀기록도, 개인기록도 특출 날 것 없는 삼성이 1위 자리를 꿰찬 비결은 9개구단 중 유일하게 3점대 방어율의 탄탄한 구원투수진과 잡아야 할 경기는 반드시 잡는 집중력이다. 삼성선수들이 18일 광주 KIA전을 스윕하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9개구단 유일하게 구원투수 방어율 3점대
1점차 승부 8승2패 1위…볼넷·실책도 최저

시즌 초반 비틀걸음을 걷던 삼성이 어느새 슬금슬금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16일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18일까지 최근 5연승을 내달리며 22승13패1무(승률 0.629)로 2위인 넥센(22승15패)에 1게임차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삼성이 1위로 나선 데 대해 대체적인 반응은 그저 ‘그런가보다’다. 시끌벅적하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다. 그다지 강하다는 느낌은 없는데, 순위표 맨 위에 있는 팀. 삼성은 도대체 어떻게 1위를 할까.


● 팀성적도, 개인성적도 그저 그런데…

기록만 놓고 보면 삼성이 1위에 오른 것을 설명하기 쉽지 않다. 팀타율은 0.279다. 리그 평균인 0.281에도 미치지 못한다. 9개구단 중 5위다. 팀홈런 역시 35개로 5위다. 팀득점은 196점으로 6위에 머물고 있다. 득점권타율은 0.287로 4위이며, 대타성공률 또한 0.192로 6위다. 공격력 지표 중에선 팀도루(45개) 부문에서 3위에 올라 있는 것이 그나마 가장 좋은 순위다.

물론 투수력은 강한 편에 속한다. 팀방어율 4.23이다. 그러나 이 역시 최고는 아니다. NC(4.06)에 이어 2위다. 중하위권에 있는 팀공격력을 상쇄할 만한 압도적인 팀방어율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고 특출 난 개인성적도 없다. 방어율 10위 이내 투수가 한 명도 없다. 팀 내 방어율 1위가 3.99를 기록 중인 윤성환(전체 12위)이다. 임창용은 7세이브로 전체 5위에 올라 있고, 홀드에서도 안지만과 차우찬의 6홀드는 전체 4위권이다. 홀드 20위권 내에 이들 외에는 없다.

개인 타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없다. 타고투저 현상 속에 팀 내 타격 1위 박석민(0.349)은 전체 9위에 머물러 있다. 홈런 역시 팀 내 1위인 박석민(8홈런)이 전체 7위에 그치고 있다. 타점에서는 팀 내 1위 채태인(26타점)이 전체 15위로 처져 있다. 그 다음으로 김상수(25타점)가 19위에 랭크돼 있다.


● 숫자 속에 숨은 힘

결국 삼성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록을 깊이 있게 찾아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구원투수 방어율을 설명해야한다. 9개구단 중 유일하게 3점대(3.57)다. 1∼2명에 의존하지 않고 구원투수 전체가 그만큼 고른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투수력 지표 중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가장 적은 볼넷(113개) 숫자다. 경기당 볼넷은 3.14개다. 가장 많은 KIA(4.76개)는 차치하더라도, 2위인 두산(3.73개)보다 훨씬 적다. 그러면서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도 1.34개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삼성투수들은 점수를 주더라도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를 압박해 나간다. 이는 수비의 집중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책수가 22개로 가장 적다. 수비율(0.986) 1위로 그만큼 안정적인 수비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격 지표에서는 삼진이 눈길을 모은다. 삼성 타자들은 206개의 삼진을 당해 9개구단 중 최소 삼진을 기록 중이다. 아웃이 되더라도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 1점차 승부와 이겨야할 경기 강한 삼성


통합 4연속우승을 노리는 삼성은 과거 해태왕조와 현대왕조처럼 압도적으로 강한 맛은 없다. 해태와 현대처럼 리그를 지배하는 특급선수들이 즐비한 팀도 아니다. 그러나 삼성은 강하다. 기본에 강한 팀이다. 잡아야할 경기를 잡고, 이겨야할 경기를 이긴다. 1점차 승부에서 8승2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7회까지 리드 시 138연승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어이없는 패배가 가장 적은 팀이다.

삼성은 무서운 팀이라기보다는,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는 팀에 가깝다. 상대로서는 리드를 잡지 못하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삼성은 1점이라도 앞서 나가면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강해진다. 삼성이 무서운 것은 개인이 아니라 협력과 시스템이며, 삼성이 강한 것은 바로 ‘기본’과 ‘팀’이다. 강한 듯하지 않지만 강한 삼성의 숨은 힘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