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은 27일 잠실 LG전에서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11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믿었던 특급마무리 임창용이 9회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고,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다. 질주하는 삼성의 저력 중의 하나는 백업에서 나온다.
삼성도 시즌의 1/3을 소화하면서 위기가 없지 않았다. 3월 29일 대구에서 가진 KIA와 시즌 개막전. 포수 마스크를 쓴 이지영이 왼쪽 늑간을 다치면서 한 달여 결장이 예고됐다. 당시 오른 팔꿈치 뼛조각 수술이 예정된 진갑용에 이어 믿고 쓸만한 포수가 동이 났다. 혜성과 같이 나타난 건 프로 2년차 이흥련이었다. 이흥련은 개막 2차전에서 밴덴헐크와 호흡을 맞추며 류 감독이 눈도장을 받았다. 프로에서 단 1경기도 뛰지 않았던 선수가 꾸준히 주전 마스크를 썼고, 수비는 물론이고 타격 감도 빠르게 올라오며 주전 공백을 메웠다.
아직 주전이 없는 중견수도 마찬가지. 정형식이 초반 기회를 잡았으나 1번타자에 대한 부담감을 지우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수차례 실수를 했다. 이영욱, 박해민, 김헌곤이 연거푸 중견수로 투입됐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투입된 선수들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류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겼다. 이들의 활약에 위기는 사그라졌고, 오히려 새 선수들에게 기회가 활짝 열렸다. 백업 선수들도 자신의 이름을 마음껏 뽐냈다. 류 감독은 27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지영이 안되면 이흥련도 있고, 중견수도 상대 선발투수에 맞게 낼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백업선수들이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엿보면서 삼성은 더욱 탄탄한 팀이 되고 있다. 류 감독도 백업선수들에게 힘을 더한다. 그는 “주전은 아파도 경기를 나가는 것이 프로다. 백업선수들이 언제든지 치고 들어올 수 있고, 프로 세계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응원한다. 류 감독은 그날 경기에서 활약한 선수를 다음날 주전으로 중용하며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