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베이스볼] 쓸만한 포수 없다? 외국인 포수 어때?

입력 2014-06-18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넥센 로티노. 스포츠동아DB

넥센 로티노. 스포츠동아DB

■ 프로야구 ‘포수 가뭄’ 해결책은?

명품포수 부재, 시즌 타고투저 한 원인
미국은 마이너리거도 송구능력 일품
“야구는 공통언어…언어소통 문제없다”

“포수난? 외국인포수 어때요?”

한국프로야구가 극심한 포수가뭄을 겪고 있다. 포수난은 최근 타고투저 원인 중 하나. 무려 4개 팀의 주전 포수가 2할 대 초반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포수가 주자를 잡지 못하면서 대량 실점이 이어지는 경기가 많다.

포수는 성장이 가장 오래 걸리는 포지션으로 꼽힌다. 경기 전체를 읽고 투수를 리드해야 하는 그라운드의 지휘관이다. 뛰어난 기억력과 눈썰미, 순간적인 판단력에 매우 예민한 투수를 품을 수 있는 인성까지 두루 갖춰야 한다. 여기에 야수들 중 유격수와 함께 가장 송구 능력이 중요한 포지션이기도 하다. 그만큼 발굴과 육성이 힘들다.

포수 키우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삼성은 지난해 조범현 현 kt감독을 인스트럭터로 초청했다. 포수 육성의 거장으로 불리는 조 감독은 이흥련을 주목했고 전담 훈련으로 ‘제2의 진갑용’이 될 수 있는 자질을 뽐내고 있다.

그러나 이흥련 수준의 유망주를 가진 팀도 드물고 삼성처럼 빠른 판단과 과감한 투자도 하지 못했다. 강민호가 있는 롯데, 양의지의 두산 등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구단이 장기적인 포수 가뭄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프로야구 현장에서는 조금씩 외국인포수에 대한 탐색이 시작되고 있다. 수도권 한 구단 단장은 “포수가 없다고 난리인데 외국인타자를 포수로 영입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미국에 가면 마이너리그에서도 송구 능력 하나는 일품인 포수가 많다고 한다. 어차피 30홈런 100타점 타자를 찾기가 어렵다면 수준급 포수를 데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선수 영입 후보 리스트에 이미 포수가 포함된 팀도 있다. 프런트가 가장 혁신적인 팀으로 꼽히는 넥센은 이미 포수가 가능한 비니 로티노를 선발해 외국인투수 전담 포수로 활용하기도 했다.

포수의 해외리그 진출은 매우 드문 일이다. 투수와 소통이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언어 장벽이 높다. 말이 통하지 않은 포수와 배터리를 이뤘던 투수의 입장은 어땠을까. 롯데 김시진 감독은 현역시절 삼성에서 1984∼1986시즌 재일동포 출신인 두산 송일수 감독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김 감독은 “물론 송일수 선배가 한국어를 거의 다 알아들었다. 말은 잘 못하셨지만 야구라는 공통 언어가 있어 경기 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마운드에서 투수와 포수가 나눌 말이 뭐가 많겠나. 외국인포수가 와도 소통에 큰 문제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국가대표 주전 포수였던 조지마 겐지는 2006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2009시즌까지 시애틀에서 뛰었다. 최고 5할에 이르는 뛰어난 도루저지율을 돋보였다. 투수리드와 소통에 대해 고민했지만 투수가 주도권을 갖는 경우가 많은 메이저리그에서 큰 문제점이 되지 않았다.

미국은 물론 일본에는 전성기는 지났지만 수비 능력은 매우 뛰어난 포수들이 많다. 포수는 새 리그에 적응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고도로 세분화된 전력분석시스템이 이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외국인야수 선발의 첫 번째 조건을 타격이 아닌 수비로 생각한다면 외국인포수 영입도 훌륭한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