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올댓 베이스볼] 여름에 강한 김주찬, 4할도 꿈이 아니다

입력 2014-07-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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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꿈의 4할 타자’에 도전하는 KIA 김주찬

10연속경기 멀티히트…7월 5경기 타율 5할대
규정타석 6타석 남기고 타율 0.391…4할 눈앞
한 달 부상 결장…되레 집중력·체력 안배 도움

KIA 김주찬(33)이 꿈의 4할 타율에 도전한다. 김주찬은 5일 넥센전에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0연속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7월에 치른 5경기에서 무려 0.526(19타수 10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7일 현재 시즌 타율은 0.391(207타수 81안타)다. 규정타석에 6타석이 모자라지만 이번 주 타격랭킹 진입이 유력하다. 김주찬의 4할 타율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경기수가 호재다. 그는 발바닥과 손가락 부상으로 올 시즌 두 차례나 엔트리에서 빠졌다. 7일 현재 KIA는 75경기를 치렀지만 김주찬은 49경기에 출전했다. 과거 4할을 꿈꿨던 이종범(1994년 해태)과 김태균(2012년 한화)은 여름에 지키는 싸움이었다. 한때 타율이 0.446까지 치솟았던 이재원(SK)도 6월에 흔들리면서 최근엔 타율이 4할을 기준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김주찬의 4할 도전은 이종범, 김태균, 이재원과는 조금 다르다. 그의 여름은 지키는 싸움이 아니라 정면 돌파로 치고 올라가는 계절이다. 타격감도 절정이고 체력적으로도 별 문제가 없다. 8월말까지 김주찬은 40경기를 치른다. 팀은 115경기를 갖게 되고 그의 경기수는 89경기가 된다.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다.


● 절정의 타격감! 여름에 더 강하다

여름은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힘든 시기다. 체력적인 문제가 관건이 되고 욕심을 내기보다는 지키려는 마음이 강하다. 김주찬은 여름에 무섭게 때리고 있다. 6월에만 90타수 42안타로 0.467을 기록했다. 22경기 가운데 무려 15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때렸다. 7월에도 그는 5경기에서 10안타를 보탰다. 국내 최초로 10연속경기 멀티안타를 때린 그는 6월 17일 광주 넥센전 이후 최근 14연속경기 안타 행진도 진행 중이다. 11연속경기 득점 행진도 함께 하고 있다. 김주찬의 여름은 지키는 계절이 아니다. 그의 타격 페이스는 절정이고 당분간 타율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 두 차례의 부상! 4할 도전의 호재

올해 김주찬은 두 차례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4월에 오른쪽 발바닥 부상으로 열흘 넘게 결장했고 5월에는 왼손가락 부상으로 20일을 빠졌다. 하지만 1군에 복귀한 김주찬은 연일 안타행진을 펼치고 있다. 집중력이 훨씬 좋아졌고 체력적인 부담도 훨씬 적었다. 5월 31일 복귀 이후 그는 28경기에서 113타수 52안타로 타율 0.460을 기록했다. 계절은 7월이지만 마치 김주찬은 5월의 선수처럼 보인다. 부상으로 한 달 이상 빠졌던 게 오히려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게 만들어준 셈이다. 2009년 박용택(LG)은 시즌 초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빠졌다. 하지만 복귀 후부터 시즌 막판까지 맹타를 기록하며 타격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병규(LG 9번)도 햄스트링으로 시즌 초 한 달 가까이 결장했지만 타격왕이 됐다. 부상과 한 달 정도의 결장이 오히려 집중력과 체력 안배에 큰 도움을 줬다. 시즌 초 김주찬에게 찾아온 두 차례의 부상 악재도 지금은 4할과 생애 첫 타격왕 도전의 호재가 되고 있다.


● 팀 75경기, 개인 49경기, 타율 0.391

한국프로야구에서 4할 타율을 달성한 것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MBC 백인천 감독 겸 선수가 유일했다. 0.412를 기록했다.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선수가 4할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 중 1994년 이종범(해태)은 4할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였다. 그는 팀이 104경기를 치를 때까지 4할을 유지했다. 2002년 김태균(한화)은 팀의 89경기까지 4할을 지켰다. 팀 경기수로 볼 때 가장 오랜 기간 4할을 기록한 타자들이다. 올해 이재원은 6일 현재 팀이 74경기를 치르는 동안 4할(0.401)을 유지했다. 역대 3위 기록이다. 김주찬은 0.391이다. 아직 4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7월에 4할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팀은 현재 75경기를 치렀다. 김주찬이 4할대로 올라서면 4할 타율 유지 경기수에서 역대 3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종범 김태균 이재원과 김주찬이 다른 점은 자신이 뛴 경기수다. 앞선 셋은 거의 전경기에 출전했지만 김주찬은 한 달 간의 공백이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여름에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이종범은 시즌 막판 장염으로 아쉽게 4할 정복에 실패했다. 김태균도 체력열세를 노출하며 0.364로 시즌을 마쳤다. 이재원은 생애 첫 풀타임 선발출장과 포수 겸업 속에 4할 타율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상만 없다면 오히려 김주찬의 조건이 나아 보인다.


● 4할! 꿈의 도전, 그래서 김주찬에게 주목한다

‘3할의 예술’이라는 표현이 있다. 타자에게 3할 타율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4할은 감히 도전하기조차 힘든 꿈의 기록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4할 도전은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종범이 그랬고, 김태균도 그랬다. 올해는 이재원이 시즌 초부터 줄곧 4할을 유지하고 있다. 김주찬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4할을 기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 4할이 얼마나 어려우면 일본프로야구에서 단 한 차례도 4할 타자가 나온 적이 없을까. 메이저리그에서도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로는 4할 타자가 없다. 4할은 도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요즘 김주찬의 타격을 보노라면 한번 기대를 걸어 봐도 될 것만 같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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