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와 이흥련의 환상케미

입력 2014-07-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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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이흥련(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게임 2승 방어율 2.12
전력분석 통해 상대연구 매진

2경기 17이닝 5실점(4자책점), 2승-방어율 2.12. 이 정도면 ‘환상의 짝궁’이다. 새롭게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삼성의 베테랑 투수 배영수(33)와 신인포수 이흥련(25)이 합작한 기록이다. 이들은 이른바 '케미(조화·chemistry)'를 폭발시키고 있다.

역사에 가정이란 의미가 없지만 2연속경기 완투승의 대기록이 세워질 뻔했다. 배영수는 6일 잠실 두산전에서 빼어난 투구로 5승을 챙겼다. 8이닝 4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완투도 충분히 가능했지만 팀의 마무리투수이자 선배 임창용의 실전감각을 돕기 위해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배영수는 이날 상대와 수싸움에서 완승했다. 그는 “(이)흥련이가 홈 플레이트의 양쪽 사이드를 꽉꽉 채워주면서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해줬다”고 공을 후배에게 돌렸다. 이흥련은 “(배)영수형의 직구와 변화구 모두 위력적이었다. 사인 내고 리드하는 곳으로 정말 공을 잘 던져주셨다”고 감탄했다.

둘의 호흡은 처음이 아니다. 삼성이 3월 29일 대구 KIA와 개막전에서 주전포수 이지영을 늑간 부상으로 잃으면서 1군 마스크를 써본 적 없는 신인 이흥련이 안방을 지켰다. 4월 내내 호흡을 맞췄고, 이흥련은 연일 발전하며 선배들을 흡족케 했다. 하지만 5월초 복귀한 이지영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역할은 백업으로 돌아갔다.

선배 배영수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배영수도 절박하긴 마찬가지. 5월 21일 포항 롯데전에서 개인통산 119승을 달성하며 120승을 목전에 뒀으나 악재가 이어졌다. 임창용이 5월 27일 잠실 LG전과 6월 5일 대구 KIA전에서 연달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다 잡은 승리를 날렸다. 12일 목동 넥센전에서 4이닝 동안 6실점했다. 분위기 전환이 절실했다. 배영수는 이흥련에게 다가와 함께 해보지 않겠냐고 제의했고, 이흥련은 선배의 손을 잡았다. 출전기회가 목마른 상황이었다. 전담포수로 첫 호흡을 맞춘 18일 문학 SK전에서 5.2이닝 5실점했지만 삼진을 9개나 잡으며 가능성을 엿봤다.

이흥련은 출전 기회를 준 배영수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6월 20~22일 마산 NC전에서 틈나는 대로 넥센전을 준비했다. 배영수의 등판이 넥센전이었던 것이다. 전력분석팀을 통해 상대 자료를 요청했고, 거듭 연구하고 연구했다. 결과는 9이닝 5안타(2홈런) 2볼넷 3실점의 완투승. 121승을 따낸 두산전도 다르지 않았다. 이흥련은 “두산 타자들에게 종으로 떨어지는 공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포크볼을 승부구로 가져갔다”고 웃었다. 끌어주고 당겨주고. 배영수와 이흥련의 찰떡궁합에 선두 삼성은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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