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땀 어린 결실, 넥센의 벌크업은 스토리다

입력 2015-06-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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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3년 전만 해도 커리어 있는 선수는 이택근 하나였잖아요.”

넥센 염경엽 감독은 26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뿌듯함과 함께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한화 최진행이 KBO 반도핑 규정 위반으로 30경기 출전정지를 당한 25일 직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넥센 선수 일부가 도핑 규정에 걸렸다는 사실무근의 루머가 나돌았다. 넥센은 KBO리그에서 대표적으로 벌크업에 앞장섰던 팀이고, 선수들의 성공사례를 만들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 때문에 숱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염 감독은 넥센 선수들을 감싸 안았다. 그는 “우리 구단은 벌크업으로 근육량을 8~10㎏을 늘리고 있다. 사실 말은 쉬워 보이지만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다. 스스로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자기성취 없이는 힘들었다는 얘기다. 이어 “박병호도 4년이 걸려 지금의 몸을 만들었다. 유한준과 서건창, 김민성도 이제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라면서 선수들의 활약이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이라고 항변했다.

현재 폭발적인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타격 1위’ 유한준은 재작년 시즌을 마치고 큰 결단을 내렸다. 외국인 외야수의 영입과 문우람 등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위기의식을 느꼈고, 그동안 망설였던 벌크업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작년 3할과 20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올해 더욱 눈에 띄는 활약을 이뤄내고 있다. 박병호와 김민성, 서건창도 모두 바닥의 슬픔을 안다. 이들은 숱한 실패를 통해 힘든 시간을 경험해왔기에 더욱 절실함을 안고 매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 가치가 신기루 같이 헛된 약물과는 비교할 수 없다.

3년 전만 해도 넥센의 대표선수는 이택근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시즌 넥센은 KBO리그 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스타군단’으로 변모했다. 어느 하나 이름과 성적에서 밀리지 않는 위력적인 팀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것이다.

사직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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