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야간자율훈련>’ 하는 LG 스프링캠프…왜?

입력 2016-01-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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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양상문 감독, 체력 안배차 야간훈련 없애
선수들 자율훈련 열의…부족한 부분 보완

강제적 야간학습은 취소됐다. 그랬더니 선수들이 야간자율학습을 시작했다.

LG가 달라진 분위기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LG 양상문 감독(사진)은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캠프에서 야간훈련은 없다”고 선언했다.

대부분의 스프링캠프는 오전부터 밤까지 훈련 스케줄로 꽉 차있다. 시즌에 돌입해서도 훈련은 진행되지만, 이는 기술향상보다 컨디션 유지를 위해서다. 작전수행과 수비를 위해 손발을 맞추거나,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은 1월 중순부터 약 한 달 보름간 진행되는 스프링트레이닝밖에 없다.

그러나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저녁식사 후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유가 있다. 양 감독은 “선수들이 캠프에 가면 코칭스태프에게 뭔가 보여주려고 무리하다가 정작 보여줘야 할 시즌에 힘이 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봤다. 시간이 짧다고 훈련강도가 약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전지훈련에서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에 쏟아 부을 체력까지 다 소진하지 않도록 조절해주려고 한다”며 “지난해 일본 고치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에서도 야간훈련을 없애봤더니 선수들이 강한 훈련으로 인해 지친 몸을 다음날 회복해서 돌아왔다. 그게 더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의 스프링캠프에는 공식적인 야간훈련이 없다. 그러나 선수들의 일과표에는 ‘야간자율훈련’이 생겼다. 양 감독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을 하더라. 타자들은 호텔에서 스윙을 하고, 투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실에서 보강훈련을 한다”고 귀띔했다. “훈련은 양이나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이 훈련을 왜 해야 하는지 선수 스스로 깨닫고 해야 진짜 자기 것이 된다”는 양 감독의 의도를 선수들이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듯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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