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 활용법’ 여자축구 리우행 키워드

입력 2016-03-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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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亞최종예선 풀리그…휴식일 최대 이틀
윤영길 교수 멘탈 코치로 예선전 동행


윤덕여(55)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짧고도 긴 여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일본 오사카(얀마 스타디움·긴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이다.

북한과의 대회 1차전에서 1-1 무승부로 선전한 태극낭자들은 2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2차전을 치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위의 한국은 객관적 전력으로나 역대전적으로나 북한(6위)과 일본(4위)에 열세지만 최선을 다해 팬들의 많은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출전 6개국이 풀리그로 맞붙는 만큼 여자대표팀은 향후 3경기를 더 펼쳐야 한다. 여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경기 스케줄에 따른 컨디션·체력 관리다. 열흘 동안 5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경기를 끝내고 다음 게임까지 휴식일이 짧게는 하루, 최대 이틀에 불과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국제대회의 경우, 48시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 최종예선도 그렇다. 그러나 48시간 넘게 온전히 쉬는 것은 호주와 3차전을 마친 이후다. 4일 호주를 상대하고나면 7일 중국과 만난다. 나머지 경기들은 사실상 하루 휴식 후 치르게 된다. ‘2일 오후 7시35분 일본전, 4일 오후 7시35분 호주전 킥오프’와 같은 형태다.

2016시즌을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1부리그) 항저우 그린타운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47) 감독이 과거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하며 언급한 ‘48시간 매니지먼트’가 새삼 주목을 받는다. 다음 경기 킥오프까지 남은 이틀이란 시간 활용에 대한 내용이다. P급 지도자 라이선스 과정을 이수할 때 이를 논문화한 홍 감독은 “48시간 내에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다. 다만 이 시간을 얼마나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특정 경기를 치르고, 다음 경기까지 그 짧은 시간에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체력을 안배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결국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하는데, 윤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남 영암에서 혹독한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일본실업축구 고베 아이낙으로 임대돼 뒤늦게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주장 조소현(28)이 “동료들한테 체력훈련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들었다. 미안함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있다”며 멋쩍어했을 정도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여자축구대표팀은 멘탈 코치로 활동 중인 윤영길 한체대 교수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에 동참한 윤 교수는 다양한 문구를 직접 만들어 태극낭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여기에 정신적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16강의 위업을 달성한 지난해 캐나다여자월드컵 당시 여자대표팀은 윤영길 한체대 교수를 멘탈 코치로 초빙해 대회기간 내내 동고동락했다. 따뜻한 한마디 격려와 마음을 울리는 글귀를 작성한 윤 교수는 분위기에 특히 민감한 여자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윤 교수는 이번 예선전에도 참여했다. 북한전을 앞두고는 ‘북한애들, 급해. 출발점을 흔들고 길목에서 기다려. 급할 것 없어’라는 문구로, 일본전을 준비할 때는 ‘일본애들 겉으로 차분해도 속으로 당황했어. 거칠게 다뤄. 의도를 읽어. 균열을 만들어’란 글로 눈길을 끌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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