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나버린 LG-두산 어린이날 전야제

입력 2016-05-05 0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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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게 끝나버린 LG-두산 어린이날 전야제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은 ‘한 지붕 두 가족’ 두산-LG의 맞대결로 잠실벌이 들썩인다. 1996년부터 시작된 두산-LG의 어린이날 더비는 1997년·2002년 두 차례를 제외하고 총 19번 열렸다. 역대 상대전적은 12승7패로 두산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어린이날이 되면 양 팀은 서울 라이벌답게 신경전이 대단하다. 경기 전 벤치에는 긴장감을 넘어 ‘절대 지면 안 된다’는 비장함까지 흐른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LG와 경기는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고, LG 양상문 감독도 “144경기 중 한 경기이고, 똑같은 1승1패지만 아무래도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지면 기분이 좋지 않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올해 어린이날 전야제격인 4일 잠실 두산-LG전에 많은 이목이 집중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이날 평일임에도 2만3112명의 많은 관중이 잠실구장을 꽉 채웠다.

양 팀 감독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토종에이스들을 선발로 예고했다. LG는 선발로테이션까지 조정하면서 우규민을, 두산은 지난해 다승 2위(18승5패) 좌완에이스 유희관을 내세워 승리사냥에 나섰다. 치열한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너무나 싱겁게 끝났다. 17-1, 두산의 완승이었다.

LG 선발 우규민은 지난 경기(4월26일 대구 삼성전) 완투 후유증 때문인지 1회부터 무너졌다. 2아웃을 잘 잡아놓고 오재일에게 선제2점홈런을 맞더니, 2회에도 1사 후 연속 3안타로 추가 1실점했다. 5회에는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3안타로 2실점한 뒤 바통을 진해수에게 넘겼다. 그러나 진해수가 승계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실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4이닝 9안타(1홈런) 6실점하면서 시즌 첫 패(2승)를 떠안았다.

반면 유희관은 6이닝 동안 4안타 3볼넷 1실점하며 시즌 3승을 수확했다. 유희관이 호투하는 사이 타선은 그야말로 대폭발했다. 오재일(1회·2점홈런), 박건우(5회·3점홈런), 김재환(6회 3점홈런·9회 1점홈런) 3명이 무려 4홈런·9타점을 때려냈다. 김재환이 5안타, 정수빈이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고, 둘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친 타자만 6명(박건우·김재호·오재원·허경민)에 달했다. 시즌 첫 번째, 역대 66번째로 선발전원안타와 선발전원득점을 동시에 달성하며 21안타(4홈런)·17득점으로 LG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전야제는 두산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두산은 본경기인 어린이날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마이클 보우덴을 내세워 연승에 도전한다. LG는 1선발 헨리 소사로 설욕에 나선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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