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현. 사진제공|KLPGA
이정민·장수연 등 경쟁자들 막강
“짧은 클럽으로 공략”…설욕 자신
“나에겐 의미가 큰 대회다. 아쉽게 생애 첫 우승을 놓친 기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3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스카이·오션코스(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총상금 6억원·우승상금 1억2000만원)은 박성현(23·넵스·사진)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데뷔 2년 차의 무명이던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 뒀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약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박성현은 이 퍼트를 놓쳤다. 결국 이정민(24·BC카드)과 연장까지 갔고,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생애 첫 우승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아픔으로 남을 것 같았던 역전패는 박성현에게 좋은 약이 됐다. 2주일 뒤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이정민을 상대로 다시 우승 경쟁을 펼친 박성현은 접전 끝에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박성현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후 박성현은 누구도 넘보기 힘든 강자가 됐다. 올해 벌써 4승을 챙기면서 KLPGA 투어를 완전히 장악했다. 1년 전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던 무명의 박성현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돼 돌아왔다. 각오 또한 비장하다. 박성현은 “생애 첫 우승을 놓친 아쉬움은 있지만 첫 우승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된 대회다. 그렇기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면서 “지금 몸 상태가 좋지는 않다. 그러나 샷 감각이 나쁘지 않아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1년 전 놓친 우승트로피에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박성현의 우승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은 KLPGA 투어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익숙한 코스다. 매년 두 차례(롯데마트여자오픈·롯데칸타타여자오픈) 대회가 열려 눈을 감고도 칠 수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열린 14차례 대회에서 2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김보경(30·요진건설)이 유일하다. 김보경은 2013년 롯데칸타타여자오픈, 2015년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만큼 절대 강자가 없음을 의미한다.
코스 특성상 장타와 정교함을 두루 갖춰야 한다. 바람이 잠잠할 때는 멀리 때려 놓고 홀을 직접 공략하는 승부가 잘 통한다. 그러나 강풍이 몰아칠 경우 장타는 오히려 덫이 될 수 있다. 또한 한라산 자락에서 시작되는 ‘마운틴 브레이크’는 언제든지 선수들을 골탕 먹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코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박성현은 “코스가 익숙하고 전장이 길지 않다. (드라이브샷이 잘 맞으면) 짧은 클럽으로 공략할 수 있는 홀이 많아 나에게 유리하다”고 자신을 보였다.
1∼2라운드부터 불꽃 튀는 우승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박성현, 이정민 그리고 올해 2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장수연(22·롯데)이 함께 경기를 펼친다. 미리 보는 챔피언조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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