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라라, ‘육성형’과 ‘파이어볼러’ 사이

입력 2016-07-15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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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라라. 스포츠동아DB

SK의 새 외국인투수 브라울리오 라라(28)가 후반기 반격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전반기 막판 ‘1+1’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좌완 파이어볼러로서 위력을 과시했다.

라라는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 2번째 투수로 등판해 4.2이닝 무실점하면서 구원승으로 한국 무대 데뷔 첫 승을 올렸다. 투구수는 68개. 안타와 볼넷 허용 없이 탈삼진 7개로 ‘완벽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 문승원이 3.1이닝 4실점(3자책)하고 조기강판되면서 라라가 마운드에 올랐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로 선발투수 ‘1+1’ 기용이 예정돼 있었다. 3-3 동점이 된 4회말 1사 만루서 등판한 라라는 강한울을 2루수 앞 땅볼로 잡았다. 문승원이 남겨둔 3루주자의 실점을 허용했으나, 신종길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SK 타선이 5회 2득점하며 5-4로 역전하면서 라라에게 승리 기회가 왔다. 라라는 최고 156㎞의 직구를 앞세워 KIA 타선을 요리했다. 타자들은 라라의 강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투구폼에서 차이를 보이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 이날은 직구 50개, 커브 11개, 체인지업 7개를 던졌는데 KIA 타자들에겐 효과적으로 먹혔다. 투구수가 70개에 육박해도 150㎞대 스피드를 유지하는 스태미나를 과시했다.

경기 전 SK 김용희 감독은 전반기 결산을 하면서 “후반기는 투수들이 돼야 싸울 수 있다. 난 야수 출신이지만, 투수를 신경 많이 쓴다. 어쨌든 후반기는 선발이다. 선발투수들이 나가면 기본적으로 6회는 던질 공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종훈도 작년보다 안 좋은 상태다. 문승원도 더 올라와야 한다. 전체적으로 선발투수가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라라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듯했다. 라라가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지만, 선발로서 긴 이닝을 책임질 만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 최근 마이너리그에서 불펜으로만 뛴 라라는 직구 외에 변화구가 뒷받침되지 않아 선발투수로서 능력에 의구심이 달려 있었다.

라라가 앞선 2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자, “육성형 용병 아니냐”는 SK 구단 관계자들의 한탄이 들렸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라라는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뽐냈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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