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 1박2일 외박 부여받은 태극전사, 3일 말레이시아 원정길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진출을 향한 마지막 관문. 아시아 최종예선(A조) 여정의 첫 걸음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노리는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호’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홈경기에서 3-2로 꺾으며 승점 3을 챙겼지만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았다. 특히 경기 막바지 내리 2실점을 당해 아시아 예선에서 계속돼 온 ‘무실점’ 기록이 깨졌다. 안방에서 한 수 아래로 꼽힌 중국의 투지에 휘말렸다는 사실도 안타까움을 안겼다. 우리와 선두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이란이 홈에서 카타르를 2-0으로 제압하면서 한국은 조 2위가 됐다.
하지만 어차피 흘러간 과거다. 지나간 것은 훌훌 털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당장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인근의 세렘방 파로이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이 진행된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0-1로 패한 시리아는 자신들의 홈경기로 열릴 말레이시아 일전에서 질 경우, 월드컵 본선행이 아주 어려워질 수 있어 사생결단의 각오로 한국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쁨 반, 아쉬움 반’의 중국전을 마친 다음날인 2일 오전 태극전사들은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가벼운 훈련을 소화했다. 2개 어시스트를 포함, 한국의 3골에 모두 관여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골 맛을 본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중국전 출전자들은 러닝 위주의 회복훈련에,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와 사전 협의에 따라 소속 팀 토트넘으로 돌아간 손흥민 대신 합류한 황의조(성남) 등 뉴 페이스들과 출전시간이 적은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교체멤버들은 비교적 강도 높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어진 것은 뜻밖에도 자유시간. 선수단은 오전 훈련을 마치자마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외박을 부여받았다. 가족·친지·친구들과 즐거운 1박2일의 시간을 보낸 뒤 3일 오전 캠프에 합류해 이날 오후 4시35분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는 스케줄이다. 결국 현지 적응이 가능한 시간은 4~5일, 이틀에 불과하다. 물론 휴식은 사전 공지돼 있었으나 중국전 경기력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고, 선수간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아 외박까지는 주어지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많았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생각은 달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감독님께서는 잘 쉬는 것도, 휴식도 준비의 일부라는 철저한 사고를 지닌 분이다. 1~2시간 더 손발을 맞추는 것보다 마음 편히 컨디션을 관리해야 이득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고 귀띔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