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한화에 강했던 SK, 12년 만에 역전된 천적

입력 2016-09-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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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천적관계’는 객관적인 전력이나 순위와는 무관하게 각 팀을 괴롭히곤 한다. 가을야구 문턱에서 만난 두 팀이 천적관계로 울고 웃었다.

7위 한화는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우세한 팀이 단 2팀 있다. 삼성과 SK다. 삼성 상대로는 9승1무4패로 앞섰고, SK에겐 11일 대전 홈경기 승리를 포함해 11승4패로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다.

한화보다 순위표 아래 있는 삼성이야 그렇다 쳐도, SK는 최근 5연승으로 4위 자리를 굳혀가려던 팀이다. SK는 10일과 11일 대전 원정 2연전에서 한화에 연달아 발목을 잡혔다. 10일 경기에서 0-14로 완패하더니, 11일에는 앞선 경기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스포츠동아DB



● SK 상대로 11승4패, 한화 이번에도 터졌다!

한화는 이날 2-5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대타 김회성의 역전 만루홈런에 힘입어 7-6으로 승리했다. 김회성은 두산 김재환, SK 최승준에 이어 올 시즌 3번째, 통산 44번째, 개인 첫 번째로 짜릿한 대타 만루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마운드에선 선발 파비오 카스티요가 2.1이닝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지만, 2번째 투수 에릭 서캠프(1.2이닝 무실점)와 3번째 투수 심수창(3이닝 무실점)이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9회에는 선발요원 윤규진까지 등판시켰고 1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세이브를 거뒀다.

한화는 최근 4연승, SK전 6연승을 내달리며 5위권과 격차를 좁히며 가을야구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다. 반면 SK는 ‘4위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한화를 만나 또 작아지고 말았다. 올 시즌 SK는 한화와 처음 만났던 5월3~5일 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2승1패)를 가져간 뒤, 단 한 번도 시리즈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SK가 한화에 원래 약했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엔 9승7패로 상대전적 우위를 가져갔다.

한화 장민재. 스포츠동아DB



● SK, 2002년·2004년 이후 처음 한화에 밀리는 굴욕

2000년 창단한 SK는 지난해까지 팀 역사상 한화에 상대전적이 밀렸던 시즌이 2번 밖에 없었다. 2002년 8승1무10패로 처음 밀렸고, 2004년 9승10패로 밀린 게 전부였다. 최약체 전력이던 창단 첫 해에도 9승1무9패로 호각세를 보일 정도였다. 올해처럼 일방적인 열세는 처음이다. 오히려 한화에 역대로 강했던 상대팀이다.

그 중심엔 한화 장민재가 있다. 장민재는 올해 SK전에 6차례 등판해 5승무패 방어율 1.30을 기록했다. 이제 한화는 SK전에 무조건 장민재의 로테이션을 맞춘다. 양 팀의 시즌 최종전인 25일 문학 한화전에도 벌써부터 ‘장민재가 선발로 내정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물론 장민재 이외에도 SK는 한화만 만나면 작아졌다. 장민재를 만나 타선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수비에서 실수도 모자라 투수진도 무너졌다. 이날도 에이스인 메릴 켈리가 호투를 이어가다 4회 갑작스런 난조를 보이며 5이닝 7안타 2홈런 6실점으로 무너진 게 뼈아팠다.

대전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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