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 윤정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8일 포항전에 앞서 미용실 들락날락
팬 서비스 굿…“공약 지키기 어려워”
“낯선 경험이었지만 약속은 지켜야죠.”
울산 윤정환(43) 감독은 1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0라운드 홈경기에서 머리카락을 파란색으로 물들인 채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휘했다. 올 시즌 개막 직전 열린 팬 미팅 행사에서 ‘시즌 도중 홈에서 열리는 단일경기에 2만명 이상의 관중이 찾는다면 파란색으로 염색하겠다’고 했던 공약을 지킨 것이다. 지난달 27일 광주FC와의 홈경기에 2만239명의 관중이 입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감독이 팬들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파란색으로 염색하니 색깔이 제대로 표출되지 않았다. 탈색을 3차례나 한 뒤 염색을 반복했으나 원하는 진한 파란색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포항전 전날(17일)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미용실을 찾아야 했다. 윤 감독은 “탈색한 뒤 염색하는 걸 처음 해봤는데 파란색은 뚜렷하게 나오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 그래서 파란색 스프레이로 색깔을 더하고 경기장에 나왔다. 팬들과의 약속이니 지켜야 하지 않느냐”며 멋쩍게 웃었다.
사실 이 공약은 윤 감독이 직접 한 것이 아니었다. 팬들의 요청에 신인 설태수가 윤 감독에게 제안한 것이었다. 윤 감독은 “공약을 지키기가 만만치 않았다. (설)태수에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 할 것 같다”는 농담을 섞어 쉽지 않았던 첫 경험을 털어놓았다.
울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