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전인지 역사를 쳤다

입력 2016-09-19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인지.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에비앙 챔피언십 21언더파 263타 우승
‘역대 메이저 최소타 최다언더파’ 대기록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에서 완벽한 우승을 따내며 ‘메이저 퀸’으로 돌아왔다.

전인지는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박성현(23·넵스), 유소연(26·하나금융·이상 17언더파 267타)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48만7500달러(약 5억4870만원).


‘멘탈 퀸’ 전인지, 하늘도 그녀를 막지 못했다


비로 경기 지연 불구 집중력 유지
“하던 대로 하면 우승” 멘탈의 승리



● 최소타, 최다언더파 모두 신기록

전인지는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올해 LPGA 직행에 성공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식 데뷔 후 첫 우승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1언더파 263타는 역대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최소타와 최다언더파 신기록이다. 3라운드까지 19언더파 194타를 치며 2004년 안니카 소렌스탐(은퇴·스웨덴)이 LPGA 챔피언십에서 세운 54홀 최소타 기록(199타)을 경신한 전인지는, 이날 2타를 더 줄이면서 메이저대회 72홀 최소타와 최다언더파 기록마저 모두 갈아 치웠다. LPGA 투어 메이저대회 72홀 최소타는 1992년 벳시 킹(미국)의 267타였다. 전인지는 24년째 깨지지 않던 기록을 뛰어 넘었다. 최다언더파는 1999년 도티 페퍼(나비스코 챔피언십), 2004년 카렌 스터플스(브리티시여자오픈), 2010년 크리스티 커(LPGA챔피언십), 2011년 쩡야니(LPGA 챔피언십)가 기록한 19언더파다. 전인지가 2타 경신했다.

‘메이저 퀸’의 위용도 되찾았다. 전인지는 작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과 일본여자오픈, 미 LPGA 투어 US여자오픈 그리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3개국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싹쓸이했다. LPGA 정식 진출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이루면서 큰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전인지가 18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식 데뷔 후 첫 우승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박성현과 유소연의 추격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전인지는 우승상금 48만7500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올림픽 아쉬움을 메이저 우승으로 씻어내

리우올림픽의 부진도 말끔하게 씻어냈다. 전인지는 116년 만에 재개된 골프 여자부 경기에서 아쉽게 13위에 그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눈시울을 적시며 아쉬움을 곱씹었던 전인지는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메달 획득을 노려보겠다. 아쉬움을 잊지 않고 깊게 새기겠다”고 절치부심했다. 올림픽은 전인지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더 커졌고, 한 달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의 아쉬움을 완전히 씻어냈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던 악몽도 우승으로 보상받았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전인지는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은퇴를 선언한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는 1998년 LPGA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거둔 뒤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두 번의 우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전인지는 US여자오픈에서 첫 승,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신고했다.


● 흔들림 없는 평정심으로 우승 일궈

집중력과 흔들림 없는 평정심의 승리였다. 이날 경기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경기 시작 후 1시간 동안 단 2개 홀을 마칠 정도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우승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늘어지는 경기는 선수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리듬을 깰 수 있다. 하지만 전인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전날 3라운드를 선두로 마쳤던 전인지의 마지막 날 전략은 ‘하던 대로’였다. 전인지는 “올해 2·3등을 여러 번 하면서 경험이 됐고 스스로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있다. 해오던 대로 하면서 우승했던 좋은 기억을 떠올리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전략이 그대로 통했다. 1번홀(파4)을 버디로 시작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고, 3번홀(파4)에서 보기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서 박성현(23·넵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성현은 1번홀 보기 이후 2번과 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지만, 전인지가 7번홀(파3)에서 두 번째 버디를 성공시키면서 6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안정을 되찾은 전인지는 이후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우승을 지켜냈다.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동메달리스트 펑산산(중국)이 4위(15언더파 269타), 김세영(23·미래에셋)은 5위(14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