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7, 전북 현대)과 이종성(24, 수원 삼성)이 충돌했다. 엄밀히 말하면 이종성의 일방적인 과격 행동이었다.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전북과 수원의 K리그 클래식 2016 30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문제의 장면은 후반 28분에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북은 0-1로 뒤지고 있었다. 심지어 후반 6분 전북의 조성환이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기 때문에 수원으로서는 유리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종성의 알 수 없는 행동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전북의 프리킥 준비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은 몸싸움 속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벽을 쌓던 전북의 김신욱과 수원의 조나단이 기싸움을 벌인 것. 이를 말리기 위해 이동국은 선수들이 뒤엉킨 곳으로 향했다. 여기서 이종성이 이동국을 강하게 밀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이동국은 분명 경기 과열로 인한 충돌을 막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종성의 돌발 행동에 대선배인 이동국은 한참 동안 그라운드에 앉아 황당함과 분노가 섞인 표정을 내비쳤다. 수원 선수들 또한 이동국에게 다가가 이종성의 행동을 이해하라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이동국은 이종성의 행동에 대응하지 않고 경기를 이어갔다. 이동국의 분노는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동점골로 삭혀졌다.
반면 이종성의 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종성은 불과 5분뒤인 후반 33분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고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에 수적열세에 놓였던 전북은 단숨에 동점골를 비롯, 경기 주도권을 가지고 왔다. 선수 균형이 맞춰진 상태에서 수원의 공격력도 더 이상 전북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전북은 이날 무승부를 기록하며 시즌 17승 13무(승점 64점), 30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충분히 화날 만한, 화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개인보다는 팀의 승리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종성이 대선배 이동국에게 배워야할 점이다.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스포츠플러스 경기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