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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두산과 삼성. 지난해 한국시리즈 맞상대였던 양 팀은 이날 올 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그러나 곰과 사자의 처지는 분명 달랐다. 순위표 격차만큼이나 양 팀의 분위기는 확연하게 달랐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은 올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며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외국인선수들이 잇달아 1군 무대에서 낙방한 데다 선발 로테이션이 수월하게 돌아가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순위는 9위. 1년 만에 무려 8계단이 추락한 것이다.
두산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꺾은 기운이 올해까지 이어졌다.
요지부동의 1위. 이날 기분 역시 홀가분했다. 22일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두산은 이날 홈 잠실구장에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 등을 남겨두고 대구로 내려왔다. 주력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애쓰며 벌써부터 한국시리즈 채비에 들어간 셈이다.
양 팀간의 시즌 최종전은 삼성의 4-3 승리로 끝났다. 선발 차우찬이 6.2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12승을 챙기며 팀의 4연패를 끊어내는 데 앞장섰다. 두산은 돌아온 예비역 이원석이 6회 복귀 솔로홈런을 때려내며 추격에 나섰지만, 9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는 두산이 10승6패로 앞섰다. 지난해엔 삼성이 11승5패로 압도했다.
두산과 삼성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치렀던 날은 10월31일. 그러나 올 시즌엔 이보다 한달을 훌쩍 앞당겨 작별을 고했다. 2000년대 이후 가을야구에서 유독 치열하게 맞붙었던 두 팀이 내년 시즌에는 다시금 가을야구에서 만날 수 있을까.
대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