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몰아치기 골폭풍 “3위 굳힌다”

입력 2016-10-2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제주 유나이티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유나이티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안현범 2골…전남전 5-3으로 쾌승
가파른 상승세로 2위와 승점 6점차


3-0으로 앞선 제주 유나이티드가 방심한 탓일까. 전남 드래곤즈는 놀랍게도 후반 13분 최효진과 자일이 연달아 2골을 터뜨리며 추격했다. 1분 동안 2골을 터뜨렸지만, 그 뒤의 반전은 없다.

제주는 더 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5라운드, 스플릿 2차전에서 5-3 쾌승을 거두며 활짝 웃었다. 16승7무12패(승점 55)가 된 제주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마지노선인 ‘3위 굳히기’는 물론 ‘우승 도전’도 가능해졌다.

제주 김인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김인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변수도 통제하다!

변수와의 싸움이었다. 그라운드를 촉촉이 적신 물기, 흐리고 쌀쌀한 날씨도 부족해 거센 바람이 서귀포를 덮었다. 국민안전처는 전반이 한창인 오후 3시25분, 제주 동부 앞바다에 풍랑경보와 어선출항 금지 등을 경고했다.

바람을 등진 채 전반을 맞은 제주가 유리하게 풀어갔다. 영점조정이 쉽게 이뤄지며 골도 편안히 넣었다. 처음 스플릿라운드 그룹A(1∼6위)에 진입한 전남도 만만치 않았지만 어지간해선 안방 패배를 허용하지 않는 제주다. 바람이 강할수록 환경에 익숙한 홈팀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제주의 상승세는 놀랍다. 8월 이후 패배를 모르는 팀이다. 이전까지 8경기 무패(5승3무)였다. 특히 33경기 연속무패의 1위 전북현대를 3-2로 꺾은 장면은 압권. 김인수 감독이 기존 사령탑 조성환 수석코치와 호흡하게 돼 혼란이 빚어지리란 예상도 나왔으나 제주는 여전히 끈끈했다. 위기를 극복할 힘이 있었다. 그래도 만족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전북을 꺾고 안일함을 걱정했는데 정말 그랬다. 내용은 좋지 않다. 50점짜리 경기”라고 했다.

전남은 변수가 뼈아팠다. 0-3으로 뒤진 후반전 초반 2골을 만회한 뒤 역전까지 바라봤다. 마침 전반전 제주를 도운 바람이 후반 들어 전남을 도왔다. 운이 없었다. 핵심 공격수 유고비치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전남 송경섭 감독은 “바람이 많이 불 때는 대화도 어렵고, 밸런스도 잘 깨진다.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따라붙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많이 조급해 퇴장까지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제주 안현범.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안현범.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찻잔을 넘어선 돌풍

클래식 종료까지 이제 3경기 남았다. 최대 승점 9를 확보할 수 있다. 승점 동률(61점)인 가운데 득점까지 같지만 골 득실에서 순위가 갈린 1위 전북과 2위 FC서울이 미끄러지기를 바라야 하지만 산술적으로 제주의 우승도 가능하다. 순위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다 득점에서 제주는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벌써 68골, 경기당 평균 2득점에 근접한다.

한층 다양해진 공격루트, 그리고 포백과 쓰리백이 두루 가동되는 풍성한 전략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강팀에 더욱 강한 면모도 탄력을 실었다. 전북전 1골·1도움을 올린 안현범과 결승골을 뽑은 김호남은 이날 각각 2골, 1어시스트로 제주 벤치를 기쁘게 했다. 제대로 탄력 받은 제주의 다음 상대는 서울. 30일 홈으로 불러들인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김 감독은 “이제는 서울이다. 철저히 대비 하겠다”고 웃었다.

한편 인천 유나이티드는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이겼고, 수원FC는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