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성남FC 티아고. 스포츠동아DB
성남FC의 올 시즌은 외국인 공격수 티아고(23·알 힐랄·사진)의 이적 전·후로 나뉜다. 성남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초반 티아고의 득점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티아고는 성남에서 13골·5도움을 올리며 공격 첨병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티아고가 뛰는 동안 성남은 9승5무6패를 기록했다. 특히 시즌 초반 10경기에선 5승3무2패의 호성적으로 3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K리그 시민구단의 자존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티아고가 이탈한 뒤로 성남은 ‘날개 잃은 까치’로 전락했다. 티아고는 7월 13일 수원삼성과의 FA컵 8강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더 이상 K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어 8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와흐다로 이적했으나, 협상에 문제가 생기면서 방향을 틀어 알 힐랄 유니폼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성남은 약 45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이적료를 챙겼다. 구단의 주머니 사정은 한층 풍족해졌다. 그러나 공격 첨병이 빠진 그라운드에서의 공백은 도무지 채워지지 않았다. 티아고의 이적 후 성남은 클래식 14경기에서 고작 2승(4무8패)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순위는 점점 떨어졌고, 김학범(56) 전 감독이 중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구상범 감독대행이 부랴부랴 지휘봉을 잡고 공격진에 변화를 주는 등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성남은 여전히 티아고의 빈 자리에서 허전함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난해 어렵게 오른 상위 스플릿의 한 자리를 지키지 못한 채 2년 전의 자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