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체육관에 찾아온 때 아닌 ‘봄바람’

입력 2017-01-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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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의 성지’ 장충체육관에 때 아닌 봄바람이 일고 있다. 장충을 홈으로 사용하는 우리카드와 GS칼텍스가 나란히 전방위적 마케팅에 나서며 한겨울에도 열기를 후끈 달아올린 모습이다. 사진제공|우리카드 페이스북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장충체육관은 한국배구사(史)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1963년 국내 최초의 실내체육관으로 개장된 뒤 각종 스포츠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배구 역시 마찬가지다. 남녀 실업리그는 물론 대다수 아마추어대회가 장충 코트 위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렸다.

실업배구가 프로무대(V리그)로 탈바꿈한 뒤에도 장충의 역사는 존속됐다. 2009~2010시즌부터 남자부 우리캐피탈(우리카드 전신)과 여자부 GS칼텍스가 ‘배구의 성지’에 입성했다. 2012년 5월부터 2년간 리모델링을 거친 뒤엔 최신식 시설로 선수들과 팬들을 다시 맞이했다. 그러나 새로운 장충시대의 출발은 순조롭지 못했다. 지난 시즌 다시 장충에 모인 우리카드와 GS칼텍스가 모두 ‘봄 배구’에 실패하며 장충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우리카드 위비버스. 사진제공|우리카드 페이스북



● 장충에 봄바람 몰고 온 공격적 마케팅

그러나 올 시즌은 기류가 다르다. 전방위적 마케팅과 더불어 팬들과 선수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스킨십을 강화하며 1월임에도 장충에 때 아닌 봄바람이 불고 있는 모습이다.

1월 봄바람은 우리카드가 이끌고 있다. 우리카드는 팬 중심 마케팅을 기획해 관중몰이에 성공했다. 구단 SNS를 통해 팬들이 궁금해 하는 선수단의 일상과 숨은 이야기 등을 공개하는 전략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 팬서비스도 성공적이다. 우리카드는 ‘찾아가는 위비버스’를 마련해 단체관중들을 장충체육관까지 직접 안내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이미 1월까지 스포츠관련 동호회나 학교단체 등이 버스예약을 끝냈다”고 귀띔했다.

연고지와 상호협력도 안정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8월 중구청과 마케팅 협약을 맺고 중구민을 대상으로 입장권 50%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장충체육관 주변 가로등 걸개를 선수단 얼굴로 장식해 외곽 홍보에도 힘을 보탠지 오래다.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더불어 팀의 순위가 치고 오르며 관중동원도 상승세다. 11일 현대캐피탈전엔 장충체육관 재개관 이후 평일 최다관중인 3592명이 몰렸다. 평균관중도 늘어나 지난 시즌 2411명에서 약 100명 정도가 증가한 경기당 2551명이 장충을 찾았다.

GS칼텍스의 하이파이브 이벤트. 사진제공|KOVO


봄바람을 일으킨 팀은 우리카드만이 아니다. 여자부 GS칼텍스 역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장충의 봄에 일조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역 학교를 타깃으로 잡았다. 중구와 성동구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배구클리닉을 열어 배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팬층으로 확보하고 있다. 클리닉엔 구단 레전드 선수인 장윤희(47), 박수정(45) 코치가 직접 참여해 호응도도 높다.

최근 일고 있는 긍정적인 기류를 체감하고 있는 GS칼텍스 이재호 마케팅팀장은 “지난 시즌엔 남자부와 여자부가 같은 날 경기를 열었기 때문에 장충 게임이 총 18번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이를 분리해 33번으로 경기수가 늘어나 배구팬들이 더 자주 장충을 찾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두 구단의 노력 덕에 장충에 부는 새바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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