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국’ 김현수 “두 번째 시즌도 경쟁뿐”

입력 2017-01-22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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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김현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데뷔 이래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승선을 고사한 만큼 떠나는 마음은 무거웠다. 그러나 자신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2년째를 맞는 올해 역시 ‘경쟁’이란 단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현수(29·볼티모어)가 22일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해 10월 한국땅을 밟은 지 약 3개월 만의 미국행이다. 김현수는 미국에서 몸만들기에 전념한 뒤 2월 중순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수는 이달 중대결심을 내렸다.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승선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에게 직접 양해를 구해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2006년 프로 데뷔 이래 대표팀이 부를 때마다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현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WBC,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에 이어 올 WBC에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현실상 시즌 직전에 열리는 국제무대에 나서기란 쉽지 않았다.

우선 팀 내 입지가 확실하지 않다. 김현수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비록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점차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려 준수한 성적표(95경기 타율 0.302, 6홈런)를 받아냈다. 그러나 주전자리가 확고한 것은 아니다. 볼티모어는 스토브리그 기간 외야수 세스 스미스(35)를 영입한 데 이어 팀 내 프리에이전트(FA) 마크 트럼보(31)까지 잡아 외야진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미스의 합류로 김현수는 조이 리카드(26) 외에 경쟁자 한명을 더 안게 된 셈이 됐다.

김현수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출국 인터뷰에서 “하나 확실한 점은 내가 주전이 아니라는 사실”이라며 “따라서 미국에 돌아가 엄청난 경쟁에 다시 임해야 한다. 지금은 이를 이겨낼 생각뿐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초반 그를 괴롭혔던 ‘슬로 스타트’ 기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현수는 “지난해의 경우 3월과 4월까지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올해 역시 이를 일찍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겠지만,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주전확보와 직결된 플래툰 시스템에 대해선 “메이저리그 좌투수에 대한 표본도 만들어 놓았다”며 “어차피 내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 경기에 나갈 수 있다. 키는 내가 쥐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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