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임유환, 다시 변화할 타이밍…부산다움 증명할 것

입력 2017-01-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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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풍운아’가 복귀했다. 한때 전북현대에서 활약했던 임유환은 3년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2017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순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부산으로 돌아온 그라운드 풍운아 임유환

중국·일본무대 거쳐 3년 만에 K리그 복귀
조진호 감독의 진심어린 호소에 이적 결심
“부산은 챌린지 있을 팀 아냐…반드시 승격”


그라운드의 풍운아가 K리그로 컴백했다.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에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두루 경험한 베테랑 중앙수비수 임유환(34)이 합류했다는 소식은 그리 떠들썩하지 않던 K리그 겨울이적시장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과거 청소년대표 시절 박주영(32·FC서울), 정조국(33·강원FC) 등과 함께 한국축구의 아시아 제패를 이끌었던 임유환은 한때 ‘제2의 홍명보’로 불릴 정도로 남다른 기량을 자랑했다. 프로에서도 농익은 활약을 펼쳤다. 2003년 교토 상가(일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해 2004년 전북현대로 이적한 뒤 10시즌을 뛰었다. 2007년 전반기 잠시 울산현대 유니폼을 입었을 뿐 줄곧 전북에서만 뛰었다. 같은 기간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회(2006년), K리그 2회(2009·2011년) 우승을 맛봤다. FA컵에서도 1차례(2005년) 우승했다.

올림픽대표 시절 임유환(가운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임유환이 떠난 뒤에도 전북은 발전을 거듭했고, K리그의 ‘절대강자’ 위치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그가 자리를 비웠던 지난 3년간 매 시즌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전선기를 구가했다. 아쉽지는 않을까. 부산 선수단의 1차 동계전지훈련이 진행된 전남 순천에서 최근 만난 임유환은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어차피 스스로에게 자극과 변화를 줄 시기였다는 얘기다.

“전북에서의 10년은 숱한 추억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솔직히 지난해 통산 2번째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이란 가정을 해보긴 했다. 그래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내 선택이고, 결정이었으니까.”

솔직히 임유환의 해외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년간 매년 새로 둥지를 틀어야 했다. 2014년 상하이 선신(중국), 2015년 알비렉스 니가타를 거쳐 지난해에는 도쿄 베르디(이상 일본)에서 활약했다.

부산 복귀는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새 팀을 물색하던 중 중국과 연락이 닿았다. 중국무대 유턴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이 때 부산 조진호(44)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나랑 함께 하자. 은퇴 후 삶도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니냐. 후회 없이 현역 말년을 보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조 감독의 진심어린 호소에 마음을 돌렸다. 수비력도 출중하지만, 남다른 패싱 감각까지 갖춘 베테랑이 부산에도 절실했다. 지난해 클래식(1부리그) 복귀에 실패한 상황에서 부산은 기존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일부 변화를 꾀했는데, 핵심적 개편이 수비강화였다.

전북 시절 임유환. 사진제공|전북현대


스스로도 해외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특히 일본 시절에는 근육부상이 잦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중국에선 나름 괜찮았는데, 일본에서 많이 꼬였다. 또 변화를 줄 타이밍이었다. 그래도 좋은 외국선수들과 부딪히며 많이 발전했다. 30세 넘어서도 계속 발전은 하더라.”

지난해 클래식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상을 수상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또래 정조국의 활약도 그의 선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정)조국이 스스로 노력했고, 당당히 재기했다. 노력한 만큼 인정받는 것은 당연하다. 나도 K리그에 왔으니 다시 한 번 보여줘야 한다.”

이제 선수로서 종착역을 바라보는 임유환이 꿈꾸는 2017시즌은 분명하다. ‘부산다움’을 팀과 자신이 합작해 증명하는 것이다. 부상 없는 1년은 물론이다. “부산은 챌린지와 어울리는 팀이 아니다. 물론 챌린지에 어울리는 팀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부산은 더 그렇다. 클래식에 있어야 할 수준이다. 환경도, 팀 구성도 전부 그렇다. 수준도 확실히 높아졌다. 충분히 좋은 결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순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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