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에이스 신재영에게 2년차 징크스를 언급했나

입력 2017-05-05 08: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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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누가 에이스 신재영에게 2년차 징크스를 언급했나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 신재영(28)은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얘기를 자주 들었다.

1군 데뷔 첫해인 2016시즌 1군 30경기에서 15승7패, 방어율 3.90(168.2이닝 73자책점)의 성적을 거두며 혜성처럼 떠올랐고,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도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선발투수로 롱런하기 위해선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투구패턴, 전반기(방어율 3.33)와 후반기(4.66)의 편차 등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신재영을 두고 2년차 징크스가 자주 언급된 것도 이에 따른 우려가 존재해서였다.

그러나 정작 신재영 본인은 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한 시즌 잘했다고 해서 나태해지면 2년차 징크스가 찾아온다. 그래서 정신 바짝 차리고 있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몸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터라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도 “신재영이 겨우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드피치인 체인지업도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기존에는 간간이 섞어 던지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카운트를 잡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 노력의 결과다.

4일 고척 KIA전은 신재영의 진가가 드러난 한판이었다. 7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6안타(1홈런) 2사구 5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9-1 승리를 이끌고 3승(2패)째를 따냈다. 넥센은 2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시즌 초 5연패~5연승~6연패의 롤러코스터 행보 이후 긴 연패 없이 2연승~1패~2연승~1패~4연승~2연패로 흐름이 괜찮았던 터라 긴 연패를 막아낸 점도 의미가 컸다.

이날 신재영은 최고구속 136㎞의 직구(24개)와 주무기인 슬라이더(65개) 위주의 투구를 했다. 탁월한 제구력을 앞세워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십분 활용했다. 체인지업은 5개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슬라이더의 제구가 워낙 잘돼 다른 구종을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슬라이더로 총 47개의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것이 이를 설명한다. 좌타자를 상대로도 17타수4안타(피안타율 0.235)를 기록했다.

올 시즌 신재영의 성적은 6경기 3승2패, 방어율 2.75(39.1이닝 11자책점). 삼진 24개를 솎아내는 동안 볼넷 허용은 단 2개뿐이다. 안정감에 있어선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첫 6경기 방어율은 지난해(3.19)보다 오히려 더 낮다. 2016시즌이 끝나고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장만한 양복은 일찌감치 접어놓았다. 좋았던 기억은 잊고 2017시즌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 단단한 마음가짐이 ‘2년차 징크스’가 아닌 업그레이드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신재영은 “2년차 징크스와 같은 말에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마음 편히 하라’는 박승민 투수코치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이제는 스트레스 받지 않고 팀 승리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토종 선발투수들이 잘해주고 있는데, 나도 그 속에 섞여서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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