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현재로선 추격하는 두산보다 방어하는 KIA가 더 다급한 상황이다. 후반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KIA는 2위 NC에 8게임차로 앞서 있었고, 5위 두산에는 13게임차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두산의 후반기 맹추격 속에 이젠 1위 자리를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KIA로선 2연승을 거둔다면 한숨을 돌릴 수 있지만, 반대로 두산은 광주 2연전 결과에 따라 기적을 현실로 만들 수도 있다.
선발 로테이션만 놓고 보면 아무래도 KIA로선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다. 바로 17승을 올리며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 원투펀치를 모두 빼고 붙어야하기 때문이다.
헥터는 29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17승(3패)째를 수확했다. 일정상 이번 두산 2연전에는 등판이 불가능하다. 양현종은 27일 마산 NC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시즌 5패(17승)째를 안았다. 4일 휴식 후 5일째인 1일 두산전에 선발등판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양현종 역시 두산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선발등판을 자청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KIA 코칭스태프는 고민 끝에 27일 NC전에서 117구를 던진 양현종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양현종은 최근 2연패 중인 데다 두산전 성적도 썩 좋지는 않다. 올 시즌 2경기에 등판해 1승1패, 방어율 6.17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지난해에도 두산전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1승2패, 방어율 6.50을 찍었다.
KIA 팻딘-임기준(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는 31일 팻딘에 이어 9월 1일엔 임기준을 선발카드로 준비했다. 두 좌완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다. 팻딘은 올 시즌 24경기(선발 23경기)에 등판해 6승6패, 방어율 4.51을 기록 중인데 두산전에서는 2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 없이 1패, 방어율 4.09(11이닝 5자책점)을 마크했다. 임기준은 올 시즌 14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1패, 방어율 3.32를 기록 중이다. 두산전에는 2경기(선발 1경기)에 나서 1패, 방어율 3.18(5.2이닝 2자책점)이다. 무엇보다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5이닝 2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는 점이 이번에 다시 두산전 선발로 낙점된 밑바탕이 됐다.
두산 니퍼트-유희관(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은 누가 나서도 비슷비슷한 강력한 5선발을 보유한 팀이다. 이번 광주 2연전에는 더스틴 니퍼트와 유희관이 차례로 나설 순번이다. 니퍼트는 올 시즌에도 13승6패, 방어율 3.23으로 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KIA로선 그동안 비교적 니퍼트를 잘 공략 했다는 점에선 희망도 있다. 니퍼트는 KIA전 3경기에서 1승2패, 방어율 7.88(16이닝 14자책점)을 기록했다. 유희관은 올 시즌 8승5패, 방어율 4.87로 다소 부진하다. 그러나 오히려 KIA전에 강한 면을 보였다. 2경기에 나서 1차례 완봉승을 올리며 방어율 1.59(17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법. KIA로선 양현종과 헥터 없이 맞붙는 두산전이 부담스럽지만, 반대로 원투펀치를 아껴서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간다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KIA는 올 시즌 유일하게 두산에게만 상대전적(5승1무7패)에서 밀린다. 이번 2연전이 끝나면 우천으로 취소된 광주 1경기만 남는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일전이다.
대구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