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도 위험’ LG, 가을야구에서 이대로 멀어지나?

입력 2017-09-03 17: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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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봄날에 떠올렸던 희망찬 ‘꿈’은 점점 잔혹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쌍둥이 군단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무기력한 모습에 팀 승률은 어느새 5할 마지노선(59승2무59패)까지 밀렸다. LG가 최근 10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2승1무7패. 현재 순위는 5위 넥센에 3게임차 뒤진 7위다. 6위 SK와는 1.5게임차.

LG의 올 여름 성적표는 그야말로 극단적이었다. 7월 한 달간 승률 0.632(12승 7패)를 기록하며 두산(0.737)과 KIA(0.700)에 이어 10개 구단 중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는 LG가 올 시즌 거둔 월간승률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팬들은 올해에도 ‘유광점퍼’를 입을 날이 곧 올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LG는 8월 들어 예상치 못한 암초를 여럿 만났다. 차갑게 식어버린 타선이 가장 먼저 발목을 잡았다. LG의 8월 팀 타율은 0.270이었는데, 이는 10개 구단 중 최하위 수치였다. 양석환, 이천웅, 이형종 등 주전급 선수들이 이렇다 할 기회조차 만들지 못하면서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베테랑’ 박용택 외에는 제 몫을 해주는 선수를 찾아 볼 수 없었다.

2군행에 불만을 표출하며 돌연 미국행을 통보한 제임스 로니의 빈자리도 컸다. 흔히 말해 ‘한방’이 없는 LG 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8월에 기록한 팀 홈런은 18개(10위). 24경기에서 18홈런을 때렸으니 경기당 0.75개의 홈런을 기록한 셈이다. 8월 한 달 동안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리지 못한 팀은 LG가 유일하다.

LG의 이런 문제점은 3일 마산 NC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코칭스태프는 후반기 첫 낮 경기였던 점을 고려해 선발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줬다. 김재율을 4번에 배치하고, 유강남의 타순을 6번까지 끌어올렸다.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NC 선발투수 제프 맨쉽 공략에 실패하면서 0-5의 완패를 당했다. 9회까지 타선이 단 5안타에 그치면서 또다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틀 연속 NC에 덜미가 잡혔다.

이제 LG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일단 5할 수성에 남은 모든 동력을 쏟아 부어야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다가오는 여정이 순탄치 않다. LG는 당장 5일부터 단독선두를 질주 중인 KIA를 만난다. 이후 넥센~두산~롯데를 만나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LG로서는 KIA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 뒤 넥센과 맞대결에서 격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쌍둥이 군단은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릴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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