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우즈벡전 승리의 추억, 대표팀엔 긍정의 기류

입력 2017-09-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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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우즈벡을 3-2로 꺾은 한국.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한국축구에게 우즈베키스탄은 항상 특별했다. 나쁜 기억보다는 흐뭇한 추억들을 숱하게 남겨줬다. 1994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의 첫 만남은 쓰라렸으나 이후에는 우리가 항상 원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9월 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마지막 경기를 앞둔 대표팀 훈련캠프에도 긍정의 기류가 가득하다. 옛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한 번 우리가 주인공이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우즈베키스탄 축구가 많이 발전한 것은 맞다. 2∼3골 차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이젠 1골차 승리도 확신할 수 없다. 타슈켄트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은 1998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이 펼쳐진 1997년 10월이 마지막이다.

2006독일월드컵과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때 타슈켄트에서 벌어진 2차례 만남은 전부 무승부로 끝났다. 번번이 한국에 가로막혔고 이제 또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진출의 기로에 선 우즈베키스탄 현지인들이 “이제는 악몽에서 깨어날 때”라며 승리의 열망을 노래하는 배경이다.

우즈베키스탄과는 달리 우리 대표팀은 유쾌한 역사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대표팀 단장 자격으로 태극전사들과 동행한 대한축구협회 김호곤(66) 기술위원장(부회장)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좋은 기억을 얻었다.

지난 2012년 울산 소속으로 분요드코르를 상대했던 김신욱.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K리그 울산현대를 이끌고 2012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분요드코르와 격돌했다. 결과는 울산의 압승. 기세를 이어간 울산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당시 김 위원장과 함께 한 제자들이 이번 대표팀에 3명 있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27·빗셀 고베), 김신욱(29·전북현대), 이근호(32·강원FC) 등이 울산시대를 일궈낸 제자들이다. 당시 최전방을 책임진 김신욱∼이근호 콤비의 환상적인 퍼포먼스는 아시아 축구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팀 훈련을 바라보던 김 위원장은 “당시 (분요드코르) 경기장은 지금과 달랐다. 수용규모도 많이 작았다. 그래도 열기만큼은 대단했다”며 5년 전을 회상했다. 선수들의 감정도 특별하다. 이근호는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우즈베키스탄과 관련한 기억은 항상 좋았다. 타슈켄트도 많이 익숙하다. 중요할 때마다 (상대가) 우릴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추억 보따리가 많은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한국축구가 마음껏 웃을 수 있을까. 운명의 시계는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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