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박성현, 6오버파 지우고 반격할까

입력 2017-09-15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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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좌절하던 상황에서 찾아온 믿을 수 없는 행운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까.

9월 14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리조트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은 대회 첫 날 ‘전면취소’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1라운드 도중부터 쏟아져 내린 빗줄기 때문이었다. 새벽부터 내린 비는 정상적인 경기를 방해했고, 결국 우천중단 4시간여 만에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가 취소를 발표했다.

갑작스레 1라운드가 무효화된 사상 초유의 사건. 그 최대수혜자는 박성현(24)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준우승을 거둬 올해 대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박성현은 그러나 1라운드에서 ‘퀸튜플 보기(5오버파)’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위기에 빠졌다.

문제의 순간은 11번 홀(파4)이었다. 박성현은 유소연(27), 렉시 톰슨(22·미국)과 함께 나선 라운딩에서 첫 번째 10번 홀을 파로 막았지만, 11번 홀 세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고, 이어 벙커샷마저 펜스 밖으로 튀면서 언플레이어블이 선언됐다. 추가 1벌타. 박성현은 일곱 번째 샷 만에 온 그린에 성공해 두 번째 퍼트 끝에 홀컵에 공을 넣었다. 11번 홀에서만 무려 5오버파. 박성현이 LPGA 투어에서 퀸튜플 보기를 기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상황 역시 좋지 않았다. 박성현은 12~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만회하나 싶었지만, 14번 홀(파3)에서 다시 트리플 보기를 범해 총 5홀 동안 6오버파를 기록했다.

그렇게 좌절하던 박성현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이날 1라운드가 무효로 선언되면서 6오버파가 순식간에 지워진 것이다. 결국 박성현은 1라운드 기록을 머릿속에서 지운 채 남은 54홀에서 극적인 반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대회 1라운드 무효화 사태는 두고두고 논란으로 남을 전망이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대회임에도 72홀에서 54홀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사건이 2013년에 이어 벌써 두 번이나 벌어졌다는 점이 논란을 더하고 있다. 반면 LPGA 측은 취소 시점까지 9홀 이상을 마친 선수가 없기 때문에 1라운드 전면취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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