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프로 스카우트에서 축구사업가로 변신한 남기무 에이스웨이(Aceway) 대표

입력 2017-09-28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프로지도자에서 축구사업가로 변신한 에이스웨이 남기무 대표가 일본 오사카 ‘에이스웨이 재팬’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남 대표는 후배 꿈나무들에게 그라운드 안팎에서 다양한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에이스웨이

2005년 최연소 청소년대표 코치, 2006년 최연소 프로 스카우트 활동
불의의 발목 부상으로 조기 은퇴했지만 성공적인 제2의 삶 개척
높은 프로의 벽을 넘지 못한 후배들에게 새로운 길 열어주고파


‘남창훈’이라는 이름으로 K리그 부천SK에 몸담은 현역 시절, 깊은 족적은 남기지 못했다. 아마추어 시절 유망한 선수였지만 발목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선수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어도 축구계는 지도자로서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 제2의 삶도 누구보다 충실하게 그려간다.

▲선수육성 ▲선수 및 지도자 분석 ▲전술전략 분석전문 업체 ㈜에이스웨이(Aceway)축구과학연구소 남기무(40·개명) 대표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FC서울~제주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 등 주요 프로구단을 거치며 스카우트 및 지도자(전력분석관·코치·2군 감독)로 활동했다.

그런데 가슴 속의 허전함이 있었다. 프로의 문턱에서 좌절한 숱한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컸다. 환희보다 아쉬움이 큰 자신을 되돌아보며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의 사업을 시작했다.

에이스웨이는 18세 이하(상우고)·22세 이하(서울디지털대학) 등 2개 국내 클럽 팀과 일본 오사카에 연고한 에이스웨이 재팬을 운영하면서 좋은 선수를 키움과 동시에 일본어학 과정 및 현지 체육대학 진학, J리그 입단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축구 꿈나무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다.

남기무 대표는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옮겨갈 확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99%를 주목했다. 선수 이외의 준비도 필요하다. 선수만이 아닌 지도자, 또 행정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넓혀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포항 스틸러스 스카우트 시절 황선홍 감독과 함께. 사진|본인 제공



-프로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는데.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에서 스카우트와 지도자(코치)로 약 10여 년 간 활동했다. 선수 분석과 팀 분석을 주로 담당했다. 2013년도에 프로를 떠났다. 물론 축구는 떠나지 않았다. 유소년~청소년~대학~프로~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깊이 연구하고 싶었다. 시스템을 깊이 알아야 했고, 구단 경영과 운영 등 전반을 파악하려 했다. 프로 시절의 실패와 성공의 경험이 지금 사업을 시작하는 데 큰 동력이 됐다.”


-프로를 꿈꾸는 선수는 많은데, 환경은 좋지 않다.

“좋은 자질을 가진 선수가 고교 또는 대학무대 이상의 위치에 오르지 못하는 것의 분석이 필요했다. 아마추어에서는 가능성이 컸는데, 프로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 역시 궁금했다. 100명이 축구를 시작했다면 1명이 프로에 진출할까 말까한 정도다. 반대로 흔하지는 않지만 처음에 저평가된 선수가 프로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 좋은 지도자와 철저한 육성 시스템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기본이다. 선천적인 재능, 그리고 후천적인 노력과 시스템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런 환경을 여는 데 에이스웨이가 작은 역할을 하고 싶다.”


-축구단과 유학을 직접 연계하는 사업이 독특하다.

“국내에는 18세와 22세 팀을, 일본 오사카에서 ‘에이스웨이 재팬’이란 팀을 운영하고 있다. 목적에 따라 각기 선발 유형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신체조건은 보지 않는다. 작더라도, 또 느리더라도 얼마든지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선천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후천적인 변화 역시 주목하고 있다. 관리도 최대한 철저히 하고 있다. 축구단과 매니지먼트가 연계된 시스템이다. 얼마 전에는 월드컵대표팀과 프로 팀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김세윤 분석관이 ‘에이스웨이 재팬’에 합류했다. 전력분석관은 감독 이상의 식견을 갖춰야만 인정받는데, 이러한 면에서 김 분석관은 완벽에 가깝다. 축구에 대한 판단기준, 철학이 나와 일치한다.”

프로 지도자에서 축구사업가로 변신한 (주)에이스웨이(Aceway) 남기무 대표가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에이스웨이 재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과거 ‘남창훈‘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남 대표는 후배 선수들에게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다양한 진로를 열어주려 한다. 사진제공 | 에이스웨이



-CEO로서 자신만의 비전이 있다면?

“상우고와 서울디지털대학 등 국내에서 운영하는 2개 팀이 좀더 단단히 뿌리내려야 한다. 현재 고등부의 경우, 학원축구(학교)보다 클럽 숫자가 많아지는 추세임에도 국내에서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팀을 운영하는 것이다. 단순히 선수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한국선수를 J리그에 꾸준히 진출시키는 것도 중요하나 일본어 과정을 통한 유학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1년 간 J리그 입단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은 준비된 과정을 통해 일본체육대학으로 진학하고, 일본대학축구리그를 경험하며 재차 J리그를 비롯한 프로의 문을 노크하게 된다. 물론 축구선수 이외의 진로도 함께 고민하고 그 길을 열어젖히는 노력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프로 스카우트에서 CEO까지, 자신을 되돌아본다면.

“선수 시절부터 프로 스카우트와 지도자까지 ‘남창훈’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다. 이제는 ‘남기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솔직히 사업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항상 재정적으로 어렵다. 처가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런데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책임감으로 버티고 있다. 가족에게도 항상 미안하다. 남편으로, 또 아빠로서 제 역할을 제대로 못했고 지금도 그렇다. 아내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남편을 먼저 걱정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묵묵히 갈 길을 걸어가려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