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치국. 스포츠동아DB
박치국은 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 포함돼 벤치에서 4경기를 지켜봤다. 등판 기회는 없었지만, 덕아웃에서 선배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며 많은 것을 깨달은 듯했다. 정규시즌과 다른 공기를 느끼며 우승의 꿈을 키웠단다. “형들 뒤에서 응원하는 게 내 역할이다. 마운드에 올라 잘 던지겠다는 각오보다는 어떻게든 팀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원 사격해야 한다. 솔직히 한 경기라도 나가서 던져보고 싶지만, 워낙 중요한 게임이다 보니 그 부분은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PO 무대를 통해 정규시즌과 확 다른 분위기를 실감했다. 무엇보다 우리 팀이 정말 끈끈하게 뭉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치국은 우완 사이드암으로 활용도가 높다. 올해 정규시즌에도 총 103일간 1군에서 버텼고, 데뷔 첫 승도 맛봤다. 21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승1패, 방어율 6.75(32이닝 24자책점)로 눈에 띄진 않았지만 내일을 기대할 만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상대 타자를 피하지 않는 싸움닭 기질은 김태형 감독이 그를 믿고 지켜보는 가장 큰 이유다.
애초 정통파 투수였던 박치국은 중학교 3학년 때 사이드암 투수로 변신했다. 그는 “오버핸드 투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팔이 안 올라가더라. 크게 다친 적도 없다. 팔을 올려서 던지는데도 ‘사이드암 투수 같다’는 말을 들었다. 결국 중3 때 (사이드암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볼 끝이 지저분하고 더 많이 휜다”는 사이드암의 매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치국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우승이다. ‘데뷔 첫해부터 욕심이 많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알고 보니 우승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가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단 한 번도 소속팀이 우승한 적이 없다. 2016년 제11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대만 타이중)에서도 3위를 했다. 소속팀의 우승을 꼭 경험해보고 싶다.” 처음에는 다소 수줍어하던 박치국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렸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