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민식-두산 박세혁(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KIA 포수 김민식(28)은 이번 한국시리즈(KS)가 생애 첫 가을야구다. KS 1차전이 열린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홈 팀 KIA가 먼저 훈련을 마친 시간. 원정팀 선수단이 도착한 가운데 두산 포수 박세혁(29)이 김민식을 찾아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 김민식은 취재진에게 “세혁이가 와서 겁을 주더라. ‘페넌트레이스하고 포스트시즌(PS)은 완전히 다르다. 나도 플레이오프(PO) 때 바지에 X을 쌌다. 너도 바지에 쌀 거다’라면서 놀리고 갔다”고 폭로(?)했다.
둘은 호적상 한 살 차이지만 절친한 친구다. 김민식은 1989년 6월 28일생이고, 박세혁은 1990년 1월 9일생이다. 박세혁이 흔히 말하는 ‘빠른 90년생’으로 1989년생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김민식은 원광대, 박세혁은 고려대를 졸업한 뒤 2012년 각각 SK와 두산에 입단했다. 그런데 김민식이 2013년 상무에 입대하고, 박세혁이 1년 뒤인 2014년 뒤를 따르면서 방장과 방졸로 함께했다.
김민식은 2015년 9월 제대 후 SK로 복귀한 뒤 올 시즌 초반 KIA로 트레이드 됐고, 이번 KS에 1차전 주전포수로 출전했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PO 3차전에서 허리통증으로 빠진 이후 두산 안방을 책임지고 있다.
박세혁은 “군대 있을 때 내가 방졸이라 손빨래 다 해줬다”면서 웃었다. 취재진이 “왜 김민식한테 ‘바지에 X 쌀 거다’라고 겁을 줬느냐”고 묻자 “실제로 그랬다. 작년 PS 때는 엔트리에만 들고 뛰지 못했는데, 올해 처음 큰 무대에 포수로 앉다보니 정말 긴장되더라. 그래서 미리 알려줬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박세혁은 그러면서 “작년 KS에서 양의지 선배가 4경기 동안 2실점밖에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큰 경기에서 그 점수밖에 안 주는지, 정말 존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우정은 우정이고 이제는 전쟁이다. 처음 안방에 앉는 KS 무대. 김민식과 박세혁 중 누가 웃을지 궁금하다.
광주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