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통산 5번째 K리그 정상을 밟고 환호했다. 희생과 조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품에 안고 다시 한 번 우승을 일궈냈다. 29일 우승 확정 이후 전북 선수들이 최강희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초반 힘든 시기…베테랑들 덕분에 극복
팀 우승, 이동국 200골과 함께해 기뻐
이재성은 언제나 칭찬해도 아깝지 않아”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다시 한 번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8시즌 동안 무려 5차례나 전북을 정상으로 올려놓은 그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K리그 감독 최다우승기록을 5번으로 늘렸다. 다음은 새 역사를 만든 최강희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우승 결정을 홈팬들 앞에서 할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하다. 어려운 시즌이었지만 선수들과 끝까지 우승을 포기하지 않고 뛰었고 선수들이 희생하고 헌신했다. 팬들이 홈은 말할 것도 없고 원정도 마다하지 않고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줘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선수들과 팬들이 선물을 줬다. 감사하다. 우승이 쉽지 않은 일인데 오랜 시간 노력을 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36경기를 해오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4∼5월에 부상자가 많았다. 제주에게 홈에서 0-4로 졌을 때, 부천과의 FA컵 홈경기에서 졌을 때 어려웠다. 시즌을 치르면 위기가 오기마련이다. 제주가 초반에 워낙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자칫 우승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 한 적은 있었지만 선수들에게는 늘 믿음과 자신감을 줬다. 9월 이후의 승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 극복해줬다. 올 시즌을 떠올리면 선수들에게는 고마운 마음뿐이다.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고 특히 노장 선수들이 경기에 못나가면서도 팀 분위기 깨지지 않게 희생한 것이 이 자리에 오게 된 요인인 것 같다.”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전북현대와 제주UTD의 경기에서 전북현대가 3-0 승리를 거두며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으며 통산 5회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 후 열린 세리머니에서 전북현대 김민재가 최강희 감독(오른쪽)과 셀카를 찍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017년은 어떤 한해였는가?
“어려웠다. 시즌 초에 챔피언스리그 못나가게 되면서 동요가 올 수 있었고 경기 못나가는 선수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었는데 베테랑들이 극복을 해줬다. 특히 이동국이 출전시간이 줄면서 힘들었을텐데 훈련에서나 경기장에서 얼굴 붉히지 않고 묵묵히 희생했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 따랐다.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5번 우승의 의미가 크다. 지도자는 늘 좋은 팀을 만들어야 하고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 또한 우승 이후에 선수단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승을 했지만 K리그에서 더 강력한 팀을 만들고 싶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경쟁력 큰 팀을 만들고 싶다.”
-내년 챔피언스리그 생각도 했는지?
“일정이 타이트했기 때문에 단장님과 선수구성과 운영에 대해 아직 얘기를 못했다. 우승이 결정이 났으니 남은 두 경기를 홀가분하게 치르고 내년 구상을 해야 할 것 같다.”
-시즌 도중 거취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어떤 의미였나?
“흔들리는 시기가 올해 몇 번 있었다.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수들 덕분에 우승까지 온 것 같다. 일단 우승한 날이니까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후에 향후 계획을 이야기 하겠다.”
-이재성이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측면에서 평가한다면?
“선수든 팀이든 환경에 상관없이 일정 수준 이상을 해야 좋은 팀, 좋은 선수다. 이재성은 더운 여름에도 많은 활동량과 기술적인 부분에서 팀에 도움을 많이 주는 선수로 성장했다. 언제나 칭찬해도 아깝지 않다.”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전북현대와 제주UTD의 경기에서 전북현대가 3-0 승리를 거두며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으며 통산 5회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 후 전북현대 이동국이 우승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동국의 200골이 우승한 경기에서 나왔는데?
“이동국의 몸 상태가 좋다는 것은 훈련을 통해 알고 있었다. 이동국의 투입은 어느 정도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제주 역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경기 시작 후 60분간 무실점을 한다면 반드시 공격적으로 나올테니 이동국을 투입했을 때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후반에 선제골이 빨리 나와서 제주가 수비를 내려서지 않고 공격을 했고 이동국을 투입해 결국 골이 나왔다. 팀 우승과 이동국의 기록이 함께 나오길 원했는데 이뤄져서 더 기쁘다.”
-이동국이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만료가 된다.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우리 팀 역시 이동국이 필요하다. 큰 문제만 없다면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팀의 상황과 팬들의 정서도 생각해야겠지만 은퇴는 본인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전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