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20골’ 亞 최다 손흥민…위기의 한국축구를 부탁해!

입력 2017-11-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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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를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6일 수원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가졌다. 대표팀 손흥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대기록 세우고 신태용호 합류…골 폭발 기대

공격수는 누가 뭐래도 공격 포인트로 존재를 확인한다. 공격수가 아무리 좋은 플레이를 해도 골을 넣지 못하거나 어시스트가 없으면 비난을 받는다.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이 활짝 웃었다. 5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17~20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홈경기에서 0-0으로 팽팽한 후반 19분, 짜릿한 결승골을 뽑아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벌이는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그의 활약이 고무적인 이유는 또 있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콜롬비아(10일·수원)~세르비아(14일·울산)로 이어질 11월 A매치 2연전을 벌이기에 앞서 주 공격수가 골 감각을 한껏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공격이 터지지 않아 답답해하던 대표팀에 골 감각이 살아난 손흥민이 있어 전술 운용에 한결 숨통이 트이게 됐다.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올라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도전의 역사를 쓰게 됐지만 연이은 부진으로 온갖 비난의 십자포화를 받아온 대표팀으로서는 손흥민의 다양한 활용을 놓고 기분 좋은 고민을 하게 됐다.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 골 역사

경기 전체를 봤을 때 흐름이 무난한 것은 아니었다. 라인을 완전히 끌어내리고 수비축구를 한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토트넘은 좀처럼 득점 찬스를 잡지 못했다. 해리 케인은 물론, 최전방에서 투 톱을 이룬 손흥민도 거친 상대의 압박을 뚫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측면에서의 볼 배급도 원활하지 않았다. 중원에서의 다이내믹한 움직임도 2% 아쉬웠다.

그러나 특유의 한 방이 있었다. 득점 없이 맞이한 후반 들어 점점 기세를 올린 손흥민은 무사 시소코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를 맞고 흐르자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 골네트를 출렁였다. 9월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경기(3-1 승), 지난달 23일 리버풀과의 정규리그 홈경기(4-1 승)에서 골 맛 이후 올 시즌 3호 골이자 리그 2호 골은 그 자체로 엄청난 의미를 지녔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20호 골은 역대 아시아선수 누구도 못한 대기록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안착한지 3번째 시즌(42경기 출전)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박지성(은퇴)이 보유해온 아시아선수 최다골(19골) 기록을 깼다. 손흥민이 롤 모델 박지성의 기록을 넘어선 것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CSKA모스크바(러시아)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결승골을 뽑아 대회 개인통산 6골을 기록하며 박지성의 대회 최다골(5골)을 갈아 치웠다. 내친 김에 14골을 몰아쳐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다골(8골)마저 훌쩍 넘어섰다. 명실상부한 현시대 최고의‘아시아 폭격기’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 대표팀 최전방 화력 책임질까?

소속 팀에서는 꾸준히 제 몫을 하는 손흥민이지만 유독 대표팀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프리 롤과 측면날개로 배치됐으나 딱히 재미를 얻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 평가전에서 결과 이상으로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테스트다.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합과 선수점검이 선행돼야 한다. 신 감독도 손흥민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참이다.

11월 A매치 2연전 명단을 발표하면서 “최근 토트넘 경기를 보며 나름의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기존의 윙 포워드 등 고정된 포지션이 아닌, 전방 스트라이커로서의 활용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다만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확인된 것처럼 제2, 제3선에서의 볼 배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좋은 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신 감독 역시 “주변이 받쳐주지 못하면 손흥민 기량에 변수가 있다”고 했다. 다행히 최근 대표팀 중원 자원들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기성용(스완지시티)~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권창훈(디종) 등 핵심 멤버들이 점차 힘을 내고 있다.

올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히는 이재성(전북현대)을 비롯해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이명주(FC서울) 등 국내 자원들도 연일 상승세여서 예전보다 한결 인상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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