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의 호소 “대표팀에 비난보다 긍정에너지 몰아주길”

입력 2017-11-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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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2017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선정된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헌액식에서 차범근 전 감독이 헌액패를 받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조병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단순한 ‘축구영웅’이 아니다.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자나 깨나 한국축구를 향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대한체육회가 29일 개최한 ‘2017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헌액식’에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차범근(64)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우리나라 축구를 향한 애정 가득한 메시지를 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초대로 12월 2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릴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할 차 전 감독은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르고도 칭찬받지 못한 대표팀 후배들을 격려하고 싶다. 축구는 모두의 꿈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점차 발전을 하고 있다. 항상 사랑해주시고 아껴주길 희망 한다”고 했다.

1시간 정도 이어진 공식행사 이후 마련된 기자회견에서도 차 전 감독은 거듭 긍정적이고 따스한 희망을 노래했다. 대표팀은 울리 슈틸리케(독일) 전 감독 체제로 대부분을 소화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반복해 아쉬움을 남겼다. 건설적인 비판도 있으나 익명에 숨은 일부 여론은 돌팔매질로 대표팀을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다행히 해결사로 나선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켰고 11월 A매치 시리즈에서 태극전사들은 확연하게 달라진 경기력으로 비난을 기대로 바꿨다.

기술과 속도를 앞세운 남미보다는 유럽과 해볼만 하다고 전망한 그는 “짧은 시간 대표팀이 큰 변화를 하고 있다. (본선까지) 남은 기간도 잘 정비하고 준비해 잃어버린 신뢰를 완전히 되찾기를 희망 한다”고 바랐다.

차 전 감독은 과거의 아픈 경험도 언급했다. 1998프랑스월드컵 당시 엄청난 비난으로 입은 상처였다. “최근 아시아 예선을 거치는 동안 대표팀 감독이 화살을 많이 받았다. 계속 질타를 받다보면 팀 기둥들도 확신을 잃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잘못은 바로잡아야 하나 부족하더라도 회복의 여지도 열어줬어야 했다”면서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스포츠영웅은 태극전사 후배들에게는 사명감을, 팬들에게는 격려를 요청했다. “선배들의 입장에서 대표팀이 정신적으로 다소 빈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사명감 없이 대표팀에 남을 수는 없다. 큰 대회가 임박했다. 다행히 전술적으로도, 분위기도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외적인 (비난) 에너지까지 한데 모아주면 기대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 많이 칭찬하고 신바람을 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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