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KBO 새 총재, 왜 정운찬인가?

입력 2017-11-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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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제22대 총재로 추천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스포츠동아DB

정운찬(70) 전 국무총리가 제22대 KBO 총재로 추대됐다. KBO는 29일 2017년 제4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구본능(68) 총재의 후임으로 정 전 총리를 총회(구단주 모임)에 추천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KBO 정관 제10조 ‘임원의 선출’에 따르면 ‘총재는 이사회에서 재적이사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아 추천하며, 총회에서 재적회원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한 후 주무관청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는 삼성 김동환 대표(구본능 총재에게 의결권 위임)를 제외한 전 구단 대표가 참석했는데, 정 전 총리가 만장일치로 추천을 받았다. 물론 아직 정 전 총리가 KBO 새 총재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구단주 모임인 총회에서 재적회원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요식 절차다. 이미 구 총재가 물밑 작업을 통해 정 전 총리의 의사는 물론 10개 구단 구단주들의 동의를 받은 뒤 이날 이사회를 소집했기 때문이다. 총회는 조만간 서면결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늦어도 다음주쯤엔 최종적으로 새 총재가 확정될 전망이다.

잠실구장 관람석에서 종종 마주칠 수 있을 정도로 두산의 팬으로도 유명하다. 스포츠동아DB



● 정운찬 새 총재 추천, 왜?

1998년 말 각 구단에서 돌아가면서 총재를 맡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박용오 OB 구단주가 민선 총재(12~14대) 시대를 열었고, 범 LG가인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이 2011년 8월부터 총재(19~21대) 자리에 오른 것도 이런 약속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구 총재가 차기 총재를 물색하기 위해 10개 구단 구단주들을 만났지만 모두 고사하면서 외부에서 적임자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여권의 몇몇 유력 정치인도 물망에 올랐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부터 KBO 총재 후보감으로 평가받던 ‘정운찬 카드’가 급부상했다. 정 전 총리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서울대 총장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 국무총리를 지냈다. 현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 학창 시절부터 야구에 매료된 그는 평소 시간이 날 때마다 야구장을 찾아 야구를 즐겼다. 메이저리그 경기 시구를 하기도 했다. 2013년엔 야구 에세이 ‘야구예찬’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현재 여권인 더불어민주당 쪽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BO리그가 진정한 프로화가 되기 위해서는 향후 산업화의 길로 들어설 필요가 있다. 야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식견, 역대 총재 중 최초의 경제학자 출신이라는 점, 여기에 정치력까지 갖춘 인물이기에 10개 구단은 만장일치로 정 전 총리를 새 총재로 추천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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