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무리뉴 감독-첼시 콘테 감독(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두 명장 연일 ‘진흙탕 설전’ 관심
대표적인 라이벌로 통하는 첼시 안토니오 콘테(49)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세 무리뉴(55) 감독이 연초 화끈하게 붙었다. 예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말 펀치를 날리며 신경전을 벌여왔지만 이번에는 관심이 더욱 뜨겁다.
시작은 4일(이하 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무리뉴가 맨유를 향한 헌신을 질문한 기자에게 “내가 터치라인에서 광대처럼 행동하지 않는다고 열정을 잃은 것인가? 나는 지금처럼 나대로 성숙하게 행동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터치라인에서 미친 사람처럼 굴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본격적인 언쟁은 다음날 첼시의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무리뉴의 발언에 대한 콘테의 생각을 물으면서 시작됐다.
콘테는 “무리뉴가 자신의 과거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화를 냈다. 과거 콘테의 과한 세리머니를 무리뉴가 비판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광대’라고 표현한 대목을 두고 간접적으로 자신을 비꼬았다고 생각해서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뜨겁게 달아오른 두 사람의 신경전은 취재진이 당사자의 말을 서로에게 전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무리뉴 감독-첼시 콘테 감독(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무리뉴는 6일 더비 카운티와의 FA컵 경기 직후 “광대라는 단어는 나 자신을 표현한 것이다. (콘테에게 던진) 기자의 질문도 잘못됐고, 콘테의 답도 강했다. 물론 나도 예전에 터치라인에서 분명 실수를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실수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 승부조작과 관련해 집행유예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언론은 이 발언의 의미를 놓치지 않았다.
콘테가 2012∼201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시에나 감독 시절 승부조작 혐의로 4개월 동안 활동정지를 당했을 때를 비꼰 것이라며 크게 보도했다. 당시 콘테는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무리뉴의 발언으로 다시 화제가 됐다.
다음날 화가 잔뜩 난 콘테는 노리치와의 FA컵 경기 뒤 “누군가 진실을 모르고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할 경우 그 사람은 ‘속 좁은 사람(Little man)’이다”고 되받아쳤다. 그는 이어 “과거 많은 경우에 그는 속 좁은 사람이었고, 현재도 속이 좁고 분명 미래에도 속이 좁은 사람일 것”이라고 반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콘테는 무리뉴와 전 레스터시티 감독 클라우디우 라니에리의 관계도 언급했다. “난 무리뉴가 라니에리의 영어 실력을 비꼰 장면을 기억한다. 그러나 라니에리가 경질되자 갑자기 라니에리의 이니셜이 새겨진 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그는 가짜이고, 가식적인 사람”이라고 대놓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콘테는 “첼시-맨유전이 언제인가? (무리뉴는) 언젠가 방에서 나와 만나 이 발언들을 설명해야 할 것이다. 다만 그가 나와 단둘이 방에서 만날 준비가 됐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얼굴을 붉혔다. 이처럼 2018 년 새해 벽두에 두 유명 감독의 쉼 없이 이어지는 말싸움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 영국 언론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런던(영국) | 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