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재미있다!] 토너먼트라 더 흥미진진한 ‘꼬리잡기’ 팀 추월

입력 2018-01-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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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추월 경기중인 이승훈(앞).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6토리노동계올림픽부터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피드스케이팅의 팀 추월은 여러 모로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올림픽 종목들 가운데 유일한 단체종목이자,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팀 추월의 매력을 파헤쳐본다.

팀 추월은 세 명이 한 팀을 이뤄 남자는 400m 트랙을 8바퀴(3200m), 여자는 6바퀴(2400m) 도는 단체경기다. 경기방식은 기존 스피드스케이팅 종목과 판이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시리즈에선 토너먼트가 아닌 기록으로 순위를 매긴다. 기록 측정 기준은 세 명 가운데 맨 뒤에서 달리는 선수다. 올림픽에선 다르다. 두 팀이 링크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토너먼트 방식이다. 개인전은 3위 이내로 통과하면 무조건 메달을 가져갈 수 있지만, 올림픽에서 팀 추월은 매 라운드에 전력을 다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에도 승패가 갈릴 수 있다. 맨 뒤에서 달리는 선수가 상대 팀의 세 번째 선수를 추월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 팀 추월이 일명 ‘꼬리잡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유다.

거리는 400m 트랙 16바퀴를 도는 매스스타트(6400m)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한다. 세 명이 거리를 유지하며 나란히 달려야 하는데다, 맨 뒤에서 달리는 선수의 경우 자기 기록에 따라 팀의 승패가 갈리기에 더욱 그렇다. 일반적으로 5000m와 1만m 등 장거리 전문 선수와 1500~3000m의 중거리를 주로 뛰는 선수가 한 팀을 이뤄 필승전략을 짠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경기운영에 익숙한 쇼트트랙선수 출신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다.

스벤 크라머(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사불란한 조직력도 필수다. 종목 명칭에 나와 있듯 개인보다 팀플레이를 중시한다. 한 명이 뒤로 처지는 순간 팀 전체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남자 팀 추월에서 네덜란드의 금메달도 슈퍼스타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뿐 아니라 얀 블록하위센~코엔 베르베이 등 조력자들이 버텨준 덕분에 가능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이승훈(30·대한항공)~김민석(19·성남시청)~정재원(17·동북고)이 남자 팀 추월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소치대회에서 이승훈~김철민(26·강원도청)~주형준(27·동두천시청)의 조합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는데, 장거리의 강자 이승훈과 1500m에 강한 김철민, 주형준의 팀워크를 앞세워 쾌거를 이뤘다. 이승훈~김민석~정재원은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2017~2018시즌 ISU 월드컵 1차 대회 이 종목의 금메달을 따내며 평창동계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팀 추월 경기중인 김보름(가운데)-노선영(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평창동계올림픽 팀 추월 종목은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월 18일 예선, 21일 결승으로 진행된다. 여자부에선 김보름(25·강원도청)~박지우(20·한국체대)~노선영(29·콜핑팀)이 출전하는데, 2017~2018시즌 월드컵에선 1차 대회 5위, 3차 대회(캐나다 캘거리) 7위를 각각 기록했다. 2017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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