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만큼 중요한 통역원 건강 상태

입력 2018-01-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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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WKBL

의사소통은 물론 선수 심리에도 영향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외국인선수들은 팀 전력에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KDB생명은 1라운드에서 선발한 주얼 로이드(25)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면서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 속절 없는 꼴찌다.

부상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KB스타즈는 센터 다미리스 단타스(26)의 부상으로 박지수(20)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말았다. 우리은행과의 선두 경쟁에서 차츰 밀려나는 분위기다. 이처럼 외국인선수의 부상은 곧 엄청난 전력 손실로 이어진다. 각 구단은 경기 도중 일어나는 부상 외에도 선수들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는 감기, 장염 등의 질병에 시달리지 않도록 각별하게 신경쓴다.

외국인선수 못지않게 건강유지가 중요한 이들이 있다. 바로 외국인선수와의 의사소통을 돕는 통역이다. 이들의 몸에 탈이 나면 경기 도중 외국인선수와의 의사소통은 물론이고 훈련에도 지장이 생긴다.

WKBL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들은 남자프로농구(KBL)에서 뛰는 남자 외국인선수들보다 더 통역에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들은 여성 특유의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통역에게 많이 기댄다. KBL에서 뛰는 외국인선수들은 경기나 훈련 이외에는 통역들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 쉬는 날에는 선수들이 알아서 택시를 타고 이태원에 나가 시간을 보내고는 한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한 선수들이 많아서 사실 생활에 큰 문제도 없다. 함께 있는 것을 싫어하는 선수도 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혼자서 움직이고 싶은 선수도 있다.

반면 WKBL의 외국인선수들은 쉬는 날에도 통역과 함께 영화를 보고 쇼핑도 하는 등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이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만들어줘야 경기에 좋은 효과를 주기에 통역 역시 구단의 입장에서 보자면 귀한 몸이다. 이렇게 시즌 내내 지내다보면 선수와 통역의 신뢰는 쌓여간다.

WKBL에서 6시즌 째 뛰는 KB스타즈의 모니크 커리(35)는 “(김)경란(KB스타즈통역)이 나의 베스트 프렌드다. 한국에서 가장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라고 했다. 김경란 씨는 “선수들의 감기에 내가 옮을 수는 있어도 내가 선수들에게 감기를 옮기면 안 되니까 각별히 신경을 쓴다. 트레이너 분들이 평소에 비타민도 잘 챙겨주신다. 선수들과 가끔 운동도 하면서 몸 관리를 한다”며 웃었다.

통역들은 미리 진료를 예약한 뒤 쉬는 날 병원에 다녀오기도 한다. 삼성생명 이혜림 통역은 “팀과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지 않나. 건강한 편이어서 크게 아픈 곳은 없지만, 건강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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