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지지 않는 축구’ V 기운 이어간다

입력 2018-01-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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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몰도바전서 얻은 세 가지 소득

김신욱 골…A매치 6경기 무패 행진 이어가
중앙수비수 김민재 컴백…무실점 수비 눈길
4-4-2 포메이션 실험 등 플랜 C·D도 대비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년 새해 첫 A매치에서 승리를 챙겼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몰도바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김신욱(전북 현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일각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59위)이 몰도바(166위)보다 훨씬 앞섰다는 점을 들며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고 혹평하지만 굳이 대표팀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이번 동계강화훈련에 참여한 24인 태극전사들은 휴식기를 보낸 뒤 소속 팀에서 짧게 체력훈련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한 터라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같은 장소에서 30일 북중미 자메이카, 다음달 3일 동유럽 라트비아와 차례로 A매치를 갖는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승리의 흐름 이어가다!

대표팀은 지난해 극도로 부진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내내 경기는 답답했다. 신태용 감독으로 교체한 뒤 치른 이란(홈)∼우즈베키스탄전(원정)도 불편했다. 다행히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했으나 칭찬은 없었다. 월드컵 본선 개최국 러시아와 모로코로 이어진 10월 A매치 시리즈 역시 악몽이었다. 무기력했다. 성난 여론이 잠잠해진 것은 11월. 콜롬비아∼세르비아로 연결된 2연전에서 1승1무를 거둔 뒤였다.

12월 일본 도쿄에서 막을 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숙적’ 일본을 4-1로 격파하며 2017년을 마무리 한 것은 축복이었다. 몰도바전까지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은 패배하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지지 않는 축구’를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건재한 괴물, 무실점도 고무적

월드컵 운명이 걸린 이란∼우즈벡 경기를 앞두고 신 감독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프로 1년차 중앙수비수 김민재(전북)를 뽑아 주전으로 활용했다. 신예답지 않은 실력으로 무장한 그의 플레이는 믿음직스러웠다. 신 감독이 “어지간한 베테랑보다 낫다”고 할 정도로 희망을 줬다.

갑작스런 무릎 부상으로 잠시 전열을 이탈한 김민재가 복귀하자 신 감독은 주저 없이 다시 승선시켰고, 몰도바전에 투입했다. 역시 ‘믿을 맨’이었다. 무대와 상대를 가리지 않고 거듭 골을 내줘 아쉬움을 산 대표팀도 다시 ‘실점 없는 축구’를 시작했다.

우리는 월드컵 본선에서 최약체다. 단단한 뒷문이 필요하다. 게다가 지금은 팀 조직을 탄탄하게 다질 시점이다. 수비진에 큰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김민재의 건재를 확인하면서 무실점을 만든 부분은 칭찬할 만 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신선한 테스트, 플랜B 다음도 점검

실험적 측면이 강했다. 포메이션도 낯설고, 투입된 자원들도 익숙하지 않았다.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이승기(전북), 홍철(상주 상무) 등이 포함된 4-4-2 포메이션으로 몰도바를 상대했다. 김승대-진성욱(제주 유나이티드)으로 구성한 최전방 투 톱은 흥미로웠다.

신 감독은 이미 “(월드컵 최종엔트리) 골격은 완성됐다. 70% 정도 꾸려졌다. 나머지를 채우는 과정이 안탈리아 캠프에서 진행 된다”고 했다. 지금은 30% 퍼즐조각을 찾는 마지막 기회다. 낯선 조합을 이룬 선수들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각자의 역할에 익숙해지느냐가 관건이다.

월드컵 본선은 어떠한 돌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부상과 카드누적 등으로 수적 열세에 내몰릴 수도 있고, 평소와 다른 위치에서 뛸 가능성 역시 많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환경에 따른 포메이션 변화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희생을 보여줘야 한다. 긍정의 경쟁을 유도하고, 플랜B를 넘어 플랜C·D를 찾는 과정으로서 의미를 두는 몰도바전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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