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박주호-장현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둘은 축구국가대표팀의 3월 유럽 원정 합류가 확정됐다. 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은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아일랜드(24일)~폴란드(28일·이상 한국시간)로 이어질 A매치 유럽 원정 2경기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을 공개했는데, 박주호와 장현수 모두 대표팀에 승선했다.
다가올 유럽 원정은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출격할 최종엔트리(23인) 발표에 앞서 진행되는 마지막 실전 기회이다. 일부 선수들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반드시 사로잡아야 한다. 이번에 선발된 멤버들이 다른 경쟁자들보다 한 걸음 앞서 있다고 하나 변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신 감독은 “(최종엔트리의) 80% 이상은 결정했다”고 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20% 변수도 공존한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설 스웨덴~독일을 겨냥한 스파링 무대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거나 부상을 입는 선수가 나오면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최종엔트리 선발에 앞서 또 한 번 고민하게 될 것이다.
박주호와 장현수는 비교적 풍성한 국제 경험을 지녔다. 각각 A매치 32경기(0골), 47경기(3골)에 출격한 베테랑이다. 게다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그러나 마냥 환영만 받는 이름만은 아니다. 비난의 화살과 의심의 눈초리도 동시에 받는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의 전형인 장현수는 4가지 위치에서 마당쇠처럼 뛰었다. 좌우 풀백과 중앙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로까지 대표팀이 필요로 한 모든 역할을 수행했다. 박주호 역시 좌우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두루 오갔다. 대표팀도 A매치를 위해 선수들을 소집할 때 포지션 구분을 달리 하면서 최적의 위치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100% 합격점은 받지 못했다. 솔직히 워낙 다양한 포지션을 이동하다보니 역할이 모호해진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부 평론가들은 “이들이 어느 위치에서나 70~80% 실력을 발휘하지만 100% 기량을 펼치지 못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주호는 최근 수년 간의 실전 공백이 있다. 동료들과 같은 실수를 범해도 훨씬 날선 비판이 쏟아질 수 있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신 감독은 3월 명단을 통해 23명 선수단 정리를 사실상 끝낸 듯 하다. 물론 제각각 다른 역할을 부여했다. 장현수는 수비수(DF), 박주호는 미드필더(MF)로 분류시켰다. 좌우 풀백을 2명씩 뽑은 것을 감안하면 장현수는 김민재~홍정호(이상 전북 현대) 등과 중앙수비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박주호는 최근 울산에서 지속적으로 요구 받는 위치인 ‘홀딩 맨’으로서 정우영(빗셀 고베) 등과 대표팀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파트너를 놓고 다툴 전망이다.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 장현수와 박주호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될까. 3월 유럽 원정에 걸린 대표팀의 과제가 너무 많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