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피플] 생애 두번째 월드컵 위해 마지막 테스트 나서는 홍정호

입력 2018-03-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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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홍정호는 19일 유럽 평가전을 위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 홍정호(29·전북 현대)에 대해서는 두 개의 시선이 공존한다. 기대하는 시선도 있지만 불안감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한국축구를 책임질 대형수비수로 평가받았던 그는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 출전했지만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고, 지난해는 소속팀이었던 장쑤 쑤닝(중국)에서 출전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임대로 전북 유니폼을 입은 그는 부활을 꿈꾸고 있다. 전북 입단 후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며 신태용 대표팀 감독의 부임을 받아 생애 두번째 월드컵 출전을 위한 마지막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홍정호는 19일 출국에 앞서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에 들어간다. 신 감독 체제 이후 처음 소집이라 잘 적응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이번 원정 경기가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훈련장에서 뿐 아니라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2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북아일랜드, 28일 오전 3시45분 폴란드와 원정으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월드컵 본선 최종엔트리(23명)가 5월에 결정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이번이 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마지막 기회다.

중요한 시기지만 홍정호는 아직 자신의 기량을 100%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연말까지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전혀 잡지 못하고 훈련에만 집중했다. 홍정호는 “아직 100%는 아니다. 경기를 뛰면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는데 계속 출전하다보면 지금보다는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솔직히 얘기했다.

축구대표팀 홍정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전북 최강희 감독도 홍정호와 같은 생각이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공백기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감각을 끌어올리는 단계다. 많이 좋아지고 있는데 계속 경기에 출전하면 지금보다 6~7월쯤 훨씬 더 경기력이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팀만 놓고 보면 홍정호에게 시간이 조금은 부족해 보인지만 이번에 잘 하고 돌아오리라 믿는다”고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홍정호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최근 중국에 다녀왔는데 그 쪽 관계자들이 홍정호를 보면서 ‘장쑤에 있던 그 선수 맞는가. 지난해와 비교해 너무 많이 달라서 놀랐다’고 하더라. 짧은 시간 많이 좋아지긴 했다”라고 뒷이야기 하나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홍)정호가 가장 좋았을 때는 2012년 런던올림픽 직전이 아닐까 싶다. 당시 큰 부상(무릎십자인대 파열)을 입었는데 그 이전이 홍정호 제1의 전성기라고 보고 있다. 그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모처럼 대표팀에 들어가지만 홍정호에게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소속팀 동료들이 대표팀에 많다는 점이다. 특히 수비라인은 전북 수비수들이 중심축을 이룬다. 신 감독이 원하는 축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홍정호는 “이전에 대표팀이 치른 경기들을 쭉 봤지만 합류해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대표팀 소집 직전 마지막 경기인 서울전(18일)을 승리해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게 됐다. 가서 잘 적응해보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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