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의 MLB Tracker] 거포군단 양키스, 보스턴이 제동 걸까?

입력 2018-03-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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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카를로 스탠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야구팬들이 기다려온 메이저리그(ML) 개막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30일 오전 1시40분(한국시간) 말린스파크에서 열릴 시카고 컵스-마이애미전을 시작으로 2018시즌 월드챔피언을 향한 길고 긴 여정이 시작된다. 국내 팬들은 특히 류현진의 LA 다저스, 추신수의 텍사스가 거둘 성적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근접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텍사스는 지구 우승과는 꽤 동떨어진 전력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다저스가 포함된 내셔널리그(NL), 텍사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AL)의 올 시즌 판도를 개략적으로 살펴본다.

이번 시즌부터 보스턴에서 뛰는 JD 마르티네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양키스vs보스턴의 거포전쟁

AL에선 지난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휴스턴(서부지구)과 리그 최다승(102승)을 올린 클리블랜드(중부지구)의 변함없는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앙숙관계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이 경합할 동부지구의 향방이 주목된다. 두 팀 모두 오프시즌 동안 거포를 영입했다. 양키스는 지난해 마이애미 소속으로 ML 전체 홈런왕(59개)과 NL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지안카를로 스탠튼, 보스턴은 디트로이트와 애리조나에서 45홈런을 뽑아낸 JD 마르티네스를 보강해 타선의 파워를 한층 높였다.

보스턴일지, 양키스일지 현지 매체들과 전문가들의 전망은 양분되는데, 23일 흥미로운 언급이 나왔다. 보스턴의 레전드로 2016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빅파피’ 데이비드 오티스는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를 통해 “양키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며 라이벌의 손을 들어줬다. 근거로는 역시 스탠튼 영입을 들었다. 오티스는 “스탠튼이 양키스 라인업에 훨씬 더 무게감을 더해줬다”고 덧붙였다.

양키스 구단 특별자문역을 맡고 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이보다 하루 앞선 22일 AP통신을 통해 “숨 막힐 것 같은 타선”이라며 스탠튼, 애런 저지, 개리 산체스가 이룰 파괴력에 잔뜩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AL 홈런왕 저지는 52개, 공격형 포수 산체스는 33개의 아치를 각각 그렸다. 지난해 241홈런(ML 전체 1위)을 쏘아올린 양키스가 올해는 1997년 시애틀이 작성한 단일시즌 팀 최다홈런 기록(264개)을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에 맞서는 보스턴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시즌 지구 우승을 차지한 전력에 마르티네스가 가세했다. 양키스에 비해 선발진은 더 강력한 만큼 마르티네스가 오티스의 은퇴 이후 팀의 아킬레스건이 된 장타력을 끌어올릴 촉매제로 작용한다면 금상첨화다. 보스턴은 지난해 팀 홈런 168개로 30개 구단 중 27위에 그쳤고, 팀내 최다홈런도 불과 24개의 무키 베츠였다. 디트로이트에 몸담은 2014시즌부터 파워에 눈을 뜬 마르티네스가 4번타자로 오티스의 공백을 메워준다면 2013년 이후 5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저스틴 터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부상에 신음하는 두 라이벌

NL 동부에선 워싱턴, 중부에선 컵스가 유력한 지구 우승 후보다. 서부지구의 다저스는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도 평가된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핫코너를 맡은 중심타자 저스틴 터너를 잃었다. 20일 오클랜드와의 시범경기 1회말 켄달 그레이브맨의 투구에 맞은 터너의 왼 손목이 골절로 판정됐다. 5월 중순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대기전력이 풍부한 편이라 수비에선 터너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 어렵지 않다. 문제는 타선이다. 지난 시즌 130경기에서 타율 0.322, 21홈런, 71타점을 올린 터너다. 특히 경기 막판 승부를 뒤집거나 결정짓는 해결사였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에는 ‘터너타임’을 구경할 수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듯 터너가 복귀할 때까지 다른 타자들이 분발해줘야 한다.

매디슨 범가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저스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에도 날벼락이 떨어졌다. 24일 시범경기 캔자스시티전 3회 휘트 메리필드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왼 손을 강타당한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가 끝내 수술대에 올랐다. 2개월 결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가너는 지난해에도 왼쪽 어깨 탈구로 3개월 가까이 전열을 이탈한 바 있다. 팀도 추락을 거듭해 지구 우승을 차지한 라이벌 다저스(104승58패)에 무려 40경기나 뒤진 꼴찌(64승98패)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범가너를 중심으로 철옹성 마운드를 재건해 다저스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자 했으나,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됐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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